유럽 테러로 관광객 몰려와…중국 등 아시아계 교통사고 잦아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뉴질랜드가 유럽의 테러 위협을 피해 몰려드는 부유층 관광객으로 호황을 즐기면서도 위험한 운전과 교통 혼잡 등 이들 관광객이 초래하는 부작용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14일 뉴질랜드 헤럴드 등에 따르면 런던과 파리,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 일어난 테러로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는 뉴질랜드는 관광 붐을 만끽하고 있다.
뉴질랜드에는 지난해 350만 명이 몰려와 전년도보다 16% 늘었다.
뉴질랜드 정부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현 추세라면 2023년 외국인 방문자는 현재 추정 인구 470만명을 넘어선 490만 명으로 전망됐다. 중국인 관광객은 이때 연간 100만 명 선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됐다.
관광이 농업을 제치고 뉴질랜드의 최대 산업으로 자리 잡았지만, 뉴질랜드인들은 관광객 증가가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는 표정이라고 언론은 전했다.
조용하던 도로가 관광객들의 무모한 운전으로 위험한 도로로 변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관광청에 따르면 뉴질랜드인 5명 중 1명은 정부가 너무 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덩달아 뉴질랜드인들은 교통사고와 교통혼잡을 가장 걱정스러운 일로 꼽고 있으며, 인구 과밀이나 사회기반시설 부족, 환경에 대한 부정적 영향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외국 관광객들이 포함된 교통 사망사고가 최근 이어지면서 외국인에 대한 운전 자격을 철저히 하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주에는 빌린 캠핑카를 타고 가던 2명의 싱가포르 여행객이 중앙선을 넘어가면서 마주 오던 차와 충돌해 사망한 일도 일어났다. 사고 지역은 경치가 좋아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었다.
교통사고 상당수가 아시아인 관광객들과 관련된 것이고, 이중에도 대부분이 중국인이라는 것이 견인차 업체 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최근 한 보고서에 따르면 교통사고 중 관광객이 포함된 사고는 전체 사고 중 1~1.4%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풍광 좋은 도로의 과속 사고를 포함해 관광객들이 낸 사고는 훨씬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여행객들이 긴 비행 후 도착하자마자 차량을 빌려 운전하는 경향이 있다며 피로가 쌓여 피곤하면 사고 나기가 쉽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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