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얼음공주' 김자영 첫 우승 대회에서 부활 시동

입력 2017-05-1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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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얼음공주' 김자영 첫 우승 대회에서 부활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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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연합뉴스) 권훈 기자= "전성기 때는 남한테 잘 보이려는 골프를 했다. 성적이 나지 않자 남들 시선과 남들 말에 상처를 받았다. 이제는 나도 스물일곱 살이다. 남들 시선에 개의치 않을 만큼 단단해졌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8년 차 김자영은 한때 여자골프에서 미모와 실력을 갖춘 최고 인기 스타였다.

3승을 쓸어담으며 상금랭킹 3위에 올랐던 2012년 시즌에는 대회장마다 김자영을 보려고 몰려든 갤러리로 넘쳐났다.

하지만 김자영은 2013년부터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작년에는 상금랭킹 57위로 밀려 60위까지 주는 이듬해 시드를 하마터면 놓칠 뻔했다.

팬들의 뇌리에서도 빠르게 잊혀졌다.

김자영은 12일 경기도 용인 수원 골프장(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NH 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쳐 이나경과 함께 공동 선두에 나서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보기 하나 없이 버디만 8개를 잡아낸 김자영은 "어찌나 샷이 잘 됐는지 몇 차례 디봇에 들어간 불운 속에도 실수 없이 그린에 올려놨다"면서 "요즘 샷 감각이 좋아서 퍼트만 따라주면 뭔가 될 것 같아서 퍼트 연습을 많이 했던 게 주효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얼마 만에 선두에 이름을 올렸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는 김자영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꺼진 뒤 견디기 힘든 세월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우승권에 이름이 없거나, 언더파 스코어를 치지 못하면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는 느낌이었다"는 김자영은 "그런 경험이 처음이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몰랐다"고 회상했다.

성적 부진이 거듭될수록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과 "김자영은 이제 끝났다"는 말에 상처를 받았다.

김자영은 "그러다 차츰 '남에게 잘 보이려 하는 골프였다'는 걸 깨닫게 됐고 나이가 들면서 이겨낼 내공이 저절로 생겼다"면서 "이제는 남들 시선과 말에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겨울 동안 우선 취약점이던 체력 강화에 공을 들인 김자영은 "겨울 훈련을 알차게 보낸 덕에 샷 감각은 아주 좋다. 그동안 바람 계산 등 사소한 실수가 발목을 잡았지만, 이번 대회는 자신이 생긴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자영의 자신감은 근거가 있다.

5년 전 김자영은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따냈다. 김자영이라는 스타 탄생의 무대였다.

김자영은 "대회 이름도, 대회 코스도 달라졌지만, 첫 우승을 했던 대회라 좋은 기운이 느껴진다"면서 "그때도 2라운드에서 데일리베스트 스코어인 7언더파를 쳐서 공동 1위로 나선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고 말했다.

김자영은 "첫날 부진하면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고 보고 오늘 타수를 줄이는 데까지 줄여보자고 적극적으로 경기했다"면서 "다른 선수들도 스코어가 다 좋아 긴장 늦추지 않고 마지막 날까지 달리겠다"고 투지를 드러냈다.

kh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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