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 원장 아내 박채윤씨, 영장심사에서 기업인 거론하며 주장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비선 진료'에 연루된 김영재 원장뿐 아니라 대기업 관계자 등으로부터도 뇌물을 받은 정황이 있다는 주장이 법정에서 제기됐다.
김 원장의 아내 박채윤씨는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안 전 수석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취지로 말했다. 박씨는 남편과 함께 안 전 수석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안 전 수석 변호인은 박씨에게 "수사기록에 따르면 증인(박씨)은 안 전 수석이 기업 총수나 서울대 병원 관계자로부터 무언가를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는데, 실제 본 사실이 있나"라고 물었다.
변호인에 따르면 박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 대기업 임원 3명과 서울대 병원 교수 등을 거론하면서 "내가 아는 선에서 안 전 수석에 관해 아는 걸 다 말하겠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박씨에게 "안 전 수석의 배우자가 불리하게 진술해서 혐의를 받게 됐다고 생각하고 과장된 진술을 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고, 이에 박씨는 "있는 그대로 말했다"고 맞섰다.
이어 변호인은 기업인 이름을 1명씩 언급하면서 안 전 수석과 해당 기업인이 만나는 자리에 박씨가 함께 있었는지 물었고, 박씨는 1명에 대해 동석한 경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당초 특검도 인지하지 못했다가 박씨가 영장심사에서 처음 언급한 내용"이라며 "특검에서 진위 확인한 뒤 일부 (검찰로) 인계해서 진행되는 내용이 있어 지금 (법정에서) 나오는 건 부적절하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박씨도 '해당 기업인들이 안 전 수석에게 돈을 준 것을 봤나'라는 변호인의 질문에 "이 자리에서 말해야 하나"라며 머뭇거린 뒤 답변을 거부했다.
이 밖에도 수사기록에 따르면 박씨는 수사 과정에서 "서울 한 한정식 식당에서 안 전 수석과 당시 서울대 병원장, 교수 2명 등과 식사했다"면서 "안 전 수석이 내게 잠깐 나가 있으라고 한 뒤 서울대 병원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진술했다.
박씨는 또 "안 전 수석이 서울대 병원 관계자들로부터 노란 서류봉투를 받는 것을 봤다"고 진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안 전 수석 변호인이 봉투의 내용물을 봤는지 묻자, 박씨는 "내용물은 못 봤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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