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역사가 배어있는 현장"…민중미술가 손장섭 개인전

입력 2017-05-13 11:00  

"자연은 역사가 배어있는 현장"…민중미술가 손장섭 개인전

학고재갤러리서 17일부터 열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자연은 현실에서 유리된 대상이 아닙니다. 민중의 삶이 펼쳐지는 터전이자 역사가 배어있는 현장이죠. 나무만 해도 곧 삶이고 역사입니다. 한자리를 지키며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지켜봤을 테니까요."

전남 완도 출신의 서양화가 손장섭(75)은 이른바 '민중미술' 작가로 분류된다. 1980년대 민주화 흐름 속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한 민중미술은 학생, 노동자 등 민중의 삶과 행동을 표현했던 미술 장르를 지칭한다.

손장섭 역시 한국 현대사의 여러 장면을 소재로 한 작품을 남겼다. 하지만 그는 특이하게도 웅장한 산과 수령 500년이 넘은 나무도 많이 그렸다. 최근에는 수령이 2천 년에 달하는 울릉도 향나무를 비롯해 남양주 용문사 은행나무, 태백산 주목 등을 화폭에 담았다.


종로구 학고재갤러리에서 17일 개막하는 '역사, 그 물질적 흔적으로서의 회화'는 손장섭의 1960년대 작품부터 신작까지 회화 38점을 선보이는 회고전이다. 그의 개인전이 서울에서 열리는 것은 5년 만이다.

파주 광탄면에서 작품 활동을 한다는 작가는 지난 12일 열린 간담회에서 "나무는 역사의 목격자이자 민중"이라고 말했다. 나무는 수동적으로 느껴지지만, 내면에는 엄청난 생명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가 2000년대부터 집중적으로 그린 나무 그림들은 신관 지하2층에서 볼 수 있다. 영월과 강화도의 은행나무, 부여 성흥산성 느티나무, 이천의 백송 등 거대한 나무를 힘 있는 붓놀림으로 표현했다.

작가는 "오래된 나무에서는 뿌리에서 올라오는 강렬한 기운이 전해진다"며 "신비로운 기운을 풍기는 나무가 있다면 어디든 가서 그리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나무 그림 외에도 작가가 고등학교 3학년생이던 1960년 목도한 4·19 혁명의 시위대 풍경을 그린 수채화 '사월의 함성'과 민주화 과정에서 일어났던 주요한 사건들을 묘사한 '우리가 보고 의식한 것들'도 감상할 수 있다.

작가는 "앞으로도 평범해 보이지만, 역사와 관련이 있거나 삶에 깊숙이 뿌리내린 풍경을 소재로 작품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전시는 6월 18일까지. ☎ 02-720-1524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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