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연속 상승으로 25% 가까이 올랐다가 4%대 조정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중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로 힘을 잃었던 아모레퍼시픽[090430]이 모처럼 방긋 웃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4일부터 나흘 연속 상승하며 11일 종가 기준으로 36만1천원으로 지난 2일 28만9천500원보다 25% 가까이 올랐다.
전날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로 4.43% 조정을 받아 34만5천원에 마감했으나, 이달 들어 상승률만 보면 18%를 웃돈다.
주가가 갑작스럽게 급등하면서 전날 하루 동안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최근 아모레퍼시픽 강세는 새 정부 출범 이후 한·중 관계 개선으로 사드 불확실성이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 덕분이다.
실제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양국 간의 관계복원 시도가 빠른 속도로 이뤄지는 분위기다.
중국이 노골적으로 한국을 배제했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 초청장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보내왔고 우리 정부도 박병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지난 11일 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다음으로 이뤄졌지만, 통화 시간은 40분으로 트럼프 대통령(30분)보다 길었다.
특히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 대통령에게 취임 축하전화를 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동안 한국에 사드 보복 조치를 퍼붓던 중국이 이처럼 돌변한 것도 일단 사드 관련 한국 정부의 입장 변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사드 배치 결정 절차나 미국 측과 협의 과정 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만큼 국회를 비롯한 새 정부에서 이를 규명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도 "사드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중국과 진지하게 협상하겠다"는 원칙을 밝혔고, 시 주석과 통화에선 "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관심과 우려를 잘 안다"고 말해 박근혜 정부 때 '조속 배치'와 결이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가가 빨리 오르다 보니 지난 11일 종가는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25배를 넘어섰다"며 "화장품 업종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25배를 넘기 어려운 만큼 아모레퍼시픽은 단기적으로 쉬어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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