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M&A 활성화하려면 '공정거래질서' 확립부터"

입력 2017-05-13 14:00  

"벤처 M&A 활성화하려면 '공정거래질서' 확립부터"

창조경제연구회, 미래부 제출 보고서에서 지적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유럽 등지에서 혁신 생태계 선순환의 핵심 요소이지만 한국에서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 벤처기업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하려면 '공정거래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사단법인 창조경제연구회는 최근 제출한 '벤처·스타트업의 쉬운 M&A 여건 조성 및 글로벌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연구회는 우리나라에서 '투자→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창업 혁신 생태계의 선순환 고리가 끊어져 있다며 이 고리를 잇기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로 상생형 M&A의 활성화와 글로벌화를 꼽았다.

이민화 이사장이 연구책임자로 참여한 이 보고서에서 연구회는 "벤처-대기업간 M&A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불공정거래 문제"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기업 관행상 기술보호 환경이 취약한 탓에 M&A보다 훨씬 낮은 비용으로 쉽게 경쟁사의 기술을 도용하거나 탈취할 수 있으므로, 기업들이 고비용으로 M&A를 추진할 유인이 적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신생 벤처기업이 성장하기 어려워 자생적 성장생태계가 고사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연구회는 진단했다.




연구회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밀유지약정(NDA) 체결을 법으로 의무화하는 등 공정거래질서를 확립하는 일이 정부가 최우선 순위로 추진해야 할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회는 "대기업의 벤처기업·스타트업 M&A가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로 제기돼 온 문제 중 하나가 기술탈취"라고 지적하고 "기술탈취는 현행 특허법이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영업비밀보호법) 등에 의한 보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NDA는 다른 기업과 제휴·협력·납품 등을 협의하기 위해 기술·아이디어·경영상태·인력상황 등 영업비밀을 제공할 때 이를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유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계약이다.

그러나 대기업을 상대로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이 NDA를 일일이 요구하는 것이 한국의 비즈니스 관행상 무리이므로 아예 법으로 NDA 체결을 의무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연구회는 또 공정거래질서 확립을 위해 '기술인력 임치제도' 도입을 재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술인력 임치제도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핵심 기술인력을 빼가는 문제를 막기 위해 2013년 동반성장위원회가 도입을 제안했던 제도다. 중소기업이 미리 등록한 핵심 기술인력을 대기업이 부당하게 스카우트하지 못하도록 방지하자는 것이다. 이 제도는 직업 선택의 자유 침해 등의 문제가 지적돼 도입되지 않았다.

연구회는 또 "더불어 징벌적 손해배상의 액수를 상향조정해 공정거래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하도급법상 손해배상 책임 규정에 따르면 손해액의 3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배상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으나, 이 정도로는 불공정거래를 예방하는 데 미흡하다는 것이다.

연구회는 아울러 대기업이 설립한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의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를 개선해 스타트업 투자와 M&A를 쉽게 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 창업 생태계의 글로벌화를 위해 선도 벤처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글로벌 매칭펀드를 조성하고 국내 창업 벤처와 유학생의 공동 창업 프로그램 등을 통해 글로벌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olatid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