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적 성숙도 과소평가하지 말라"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외교자문단을 이끈 정의용 전 주제네바대표부 대사가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기사가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잘못 해석했다며 반론을 제기했다.
정 전 대사는 '미국은 한국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포기를 위한 대북압박은 문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들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이 신문이 지난 5일 자 기사에서 '문 대통령이 당선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북 강경정책에서 대대적인 기조 변화가 예상되며, 강경노선을 이어가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한 데 대한 반박이다.
정 전 대사는 "그는 대선 선거운동 기간, 한미 동맹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정책에서도 계속 중심축이 될 것을 명확히 했다"면서 "그는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의) 공동계획을 진전시키고 실행하기 위해 '트럼프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즉각 시작하겠다는 것을 약속했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양국의 튼튼한 동맹관계를 재확인하고, 양국이 공통된 기반 위에 서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조기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정 전 대사는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이번 대선은 '박근혜 정부'의 부패와 지난 두 번의 보수 정권을 거치면서 심화한 경제·사회적 불평등을 청산하기 위한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10년 동안의 대북 강경 기조는 더 잦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만 불러왔다"고 비판했다.
한국 대선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이 쏟아낸 강경 발언들이 문 대통령의 당선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WSJ의 기사 내용에 대해서도 "(한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지나치게 해석하고, (한국의) 정치적 성숙도를 과소평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을 수립하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 정 전 대사는 현재 주미대사, 청와대 안보실장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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