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경제학' 공기 나쁠수록 증시↓…사회적비용 천문학적

입력 2017-05-15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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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경제학' 공기 나쁠수록 증시↓…사회적비용 천문학적

오타와대 연구결과, 미세먼지 농도 짙어질수록 증시 수익률 '뚝'

"2060년 대기오염 사회적비용 2조6천억불"…첨단마스크·생물무기 방어車 등장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미세먼지 문제가 단순히 개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세계 금융시장 및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금융의 중심지인 월스트리트의 대기 질이 나빠지면 뉴욕 증시 주요 지수도 하락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는가 하면, 학생들의 시험 성적과 직원들의 업무 효율도 대기오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에 따르면 2060년 전 세계에서 대기오염에 따른 손실 규모는 2조6천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IT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을 노리고 환풍기가 달린 첨단 방진용 마스크와 고성능 공기청정 기능을 갖춘 차량 등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 월가 미세먼지 많아지면 S&P 500지수 '뚝'…2060년 사회적 비용 3천조원


15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3·4월호에 따르면 오타와대 연구진이 미국 금융 중심지인 월스트리트의 대기 질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 등락을 비교한 결과 뉴욕의 대기오염이 심해질수록 S&P 500지수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 농도가 1표준편차 상승할 때마다 S&P 500지수의 수익률은 11.9% 떨어졌다.

또 100 거래일을 대기오염 정도에 따라 정렬한 뒤 지수 등락을 비교한 결과 75번째로 깨끗한 날의 지수 성적이 25번째로 대기가 깨끗했던 날보다 15% 낮았다.

연구진은 대기오염이 심할수록 트레이더 등의 심리상태가 악화하고 인지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인지 능력이 떨어지면서 위험 선호도가 줄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을 내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현상은 뉴욕증권거래소(NYSE) 주요 지수와 나스닥 지수에서 동일하게 관찰됐다.

앞서 이스라엘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갈수록 학생들의 시험 성적이 떨어졌으며, 또 다른 조사에서는 실내 대기오염이 심해지면 직원들의 인지 능력이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캐나다 의원들의 연설 내용을 언어학적인 관점에서 조사한 결과 대기오염 정도가 15㎍/㎥ 이상일 때 의원들의 연설 점수가 낮아졌다고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전했다.

대기오염으로 발생하는 복지비 등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OECD 조사 결과 2060년 대기오염에 따른 전 세계 사회적 비용은 무려 2조6천억 달러, 한화로 약 3천조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에 해당하는 액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연간 1천260만명이 환경 문제로 목숨을 잃고 있다고 밝혔으며, 조기사망 원인 4위로 대기오염을 꼽았다.




◇ 공기순환 마스크부터 생물무기 방어 자동차까지…대기오염 틈탄 제품



심각한 대기오염을 틈타 새로운 기술로 무장한 제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 뉴욕의 한 스타트업은 투명 플라스틱 재질에 공기순환 기능을 갖춘 첨단 마스크 '오투오투'(O2O2) 시제품을 공개했다.

이 마스크는 양쪽 귀 아래에 작은 환풍기와 필터가 붙어있어 숨을 쉬더라도 마스크 안에 습기가 차지 않고 쾌적하게 숨을 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크기는 카메라 정도며, 무게는 VR 헤드셋보다 가볍다.

또 40시간에 한 번씩 필터만 갈아주면 일회용인 천 마스크와는 달리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공기 질을 가늠할 수 있는 센서도 있어서 추후에 지역별 대기 상황을 연구하는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마스크 개발자는 지난 11일 데일리 메일에 "지금까지 방독 마스크는 1960년대 기술을 재가공한 것에 불과했다"며 "현대적인 첨단 기술로 모든 이들이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해당 마스크는 시제품만 공개됐으며 가격은 100달러 정도로 책정될 예정이다.

괴짜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는 이름부터 거창한 '생물무기 방어' 기술을 개발했다.

테슬라의 공기 여과 시스템 HEPA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공기 질 '좋음' 기준인 12㎍/㎥을 8천200% 초과하는 심각한 대기오염 상태라도 순식간에 정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가 차량 문을 닫고 '생물무기 방어 모드' 버튼만 누르면 단 2분 안에 차내 대기가 990㎍/㎥ 수준에서 0㎍/㎥에 수렴하는 수준으로 떨어진다.

테슬라는 병원 무균실과 우주선에 사용하는 기술에 영감을 받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X와 세단 모델S에서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테슬라는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한 중국을 겨냥해 지난해 베이징 모터쇼에서 이 기술 개발을 두고 "중국 시장을 위한 (자사 차량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heev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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