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환송에 "그동안 감사…이곳서 좋은 일 생겨 참 좋다"
직접 대기중이던 차에 여행용 가방 실어…주민들과 '셀카촬영'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취임 사흘째인 13일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1년 4개월간 정을 붙이고 산 홍은동 빌라를 떠나 청와대 관저로 이사했다.
이날 이사는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진두지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께 대선 기간 자신을 전담 취재한 기자(일명 마크맨)들과 북악산 등산을 하러 사저를 나선 뒤 그대로 청와대에 머물렀다.
문 대통령 사저에는 이날 오전부터 청와대로 짐을 실어나를 차들이 오갔다. 김 여사는 온종일 청색 상의에 합성섬유 재질의 조끼를 입은 채 이사 작업을 직접 챙겼다. 평범한 주부 스타일의 수수한 옷차림이었다.
오후 3시께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기온이 크게 내려갔지만, 대통령 내외가 청와대로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려는 인근 주민과 지지자들 30여 명이 빌라 입구를 지켰다.
김 여사는 큰 짐을 다 청와대로 보낸 뒤 오후 5시께 빌라 현관에 모습을 보였다. 갈색 머플러를 두르고 단화를 신은 채 계단을 내려오는 김 여사의 손에는 검은색 여행용 가방이 들려 있었다.
김 여사는 대기 중이던 검은색 승용차 앞좌석에 직접 여행용 가방을 싣고 빌라 입구의 경비실로 이동, "그동안 감사했다"며 작별인사를 했다.
김 여사는 주민 대표들과 '셀카'를 찍고 "이곳에 이사 와서 좋은 일이 생겨서 저도 참 좋다"며" 이사 오는 날도 아주 추운 날이었는데 여기 계신 분들이 좋아하고 인사해주셔서 마음이 훈훈했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빌라 바깥에서 대기하던 인근 주민과 지지자들에게 다가가자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여기저기서 셀카촬영 요청이 들어왔으며 한 지지자는 자신의 휴대전화 뒷면에 김 여사의 사인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 할머니는 김 여사의 손을 잡고 "자영업을 하는 데 가게가 팔려 장사를 할 수 없다"며 3분가량 하소연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자 영부인은 할머니를 꼭 안고 위로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김 여사는 지지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허리 숙여 인사한 후 대기 중이던 차에 올랐다.
김 여사는 차 창문을 내리고 홍은동 주민과 지지자에게 손을 흔들며 청와대로 향했고, 지지자들은 박수로 영부인을 떠나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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