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유연한 협상력"…'문재인 1번가' 본뜬 공약사이트 개설
홍영표 "당정청 소통이 우선…野·靑 가교"…'지지호소' 문자 발송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10년 만에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16일 새 원내대표를 뽑는다.
차기 원내 사령탑은 청와대와 함께 집권 초 국정 동력을 불어넣고, 개혁입법 작업을 주도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중요한 자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은 1957년생 동갑내기이자 3선 의원인 우원식 의원과 홍영표 의원(가나다 순)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우 의원은 '여야 협치'를, 홍 의원은 '당청 소통' 능력을 내세우는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쏠린다.
아울러 작년 원내대표 경선에서 한차례 고배를 마신 우 의원이 이번에는 설욕할 수 있을지, 홍 의원이 후발주자의 한계를 딛고 '친문 프리미엄' 효과를 볼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우 의원의 경우 당내 민생대책기구인 '을지로위원회'를 꾸준히 이끌면서 탄탄한 인맥을 쌓아온 만큼, 의원들의 힘을 집결해 원내 현안을 주도적으로 끌고 갈 수 있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지난 19대 국회에서는 원내수석부대표로 정부조직법 개편안 협상을 타결해 내면서 탁월한 협상력도 인정받았다.
우 의원 측은 무엇보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다른 정당과 협치의 틀을 마련할 수 있는 통합형 리더십이 새 원내대표의 필수 자질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작년 원내대표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탓에 그간 와신상담하며 당내 지지층 다지기 작업에 충실했다는 점도 이번 경선에서 '보이지 않는 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우 의원이 홍 의원과 비교해 청와대와의 '스킨십' 능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 의원이 '범친문' 내지는 '범주류'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친문' 핵심 인물인 홍 의원보다는 당·정·청 소통 능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염려다.
그러나 우 의원은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조그만 친소관계를 가지고 더 소통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난센스"라며 "유능하고 유연한 협상력으로 여야 협치를 이끌겠다"고 자신했다.
우 의원은 이날 원내대표 공약 사이트인 '우원식 2번가'(http://www.woo2st.com)를 오픈하기도 했다. 이 사이트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운영했던 정책소개 사이트 '문재인 1번가'를 벤치마킹했다.
선거일을 불과 이틀 앞두고 이 사이트를 만든 것은 홍 의원보다 상대적으로 당·청 소통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일부 우려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이트 상단에는 '우원식 2번가입니다. 5월 16일부터 문재인 1번가와 함께합니다'라는 문구도 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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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홍 의원은 집권 초기 국정운영의 동력을 확보하려면 원내 사령탑은 청와대와의 소통 능력이 최우선이어야한다고 강조한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거리가 가까운 만큼 청와대와의 '핫라인'을 원활하게 가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정·청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집권 초기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는 얘기다.
홍 의원 측 관계자는 "재선급 이상 중진 의원들은 참여정부 초기 당청간 불협화음에 국정운영이 탄력을 받지 못했던 전례를 들어 홍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측근 인물이라는 장점은 동시에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당내에는 '비문계' 의원들도 상당수인 만큼 불협화음의 가능성이 언제든 상존한다는 지적이다.
홍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인수위도 없는 특수 상황에서는 무엇보다 당·정·청 소통이 중요하다"면서 "대야 협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결국 야권에서도 원하는 것은 청와대와의 직접적인 소통 욕구다. 그 중간 다리 역할을 내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현재 당 지도부 내 분란이 있다는 잘못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러한 오해를 푸는 것도 결국 새 원내대표의 몫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많은 의원이 내가 그런 역할을 잘해낼 것이라고 평가한다"고 했다.
홍 의원은 이날 저녁 당 소속 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홍 의원은 800자에 육박하는 장문의 문자 메시지에서 "집권여당으로서 이제는 문제를 해결하고 책임져야 한다"며 "또다시 참여정부-열린우리당의 불협화음이 재연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노위원장, 일자리위원장으로서 새 정부의 중점과제를 설계한 경험을 살려 당·정·청 국정운영시스템을 신속히 세우는 일부터 시작하겠다"고 공약했다.
goriou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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