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G20 이어 일대일로까지 北 미사일 도발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이 대내외 국력 과시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 마련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막식 날에 북한이 탄도 미사일 도발을 하자 당혹한 기색이 역력하다.
중국은 지난해 항저우(杭州)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이어 일대일로 정상포럼으로 시진핑 주석의 지도력을 전 세계에 보여주려고 했는데 6차 핵실험 위협을 하면서 중국을 괴롭혀온 북한이 잔칫날에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14일 연합뉴스를 인용해 북한이 탄도 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사했다고 긴급 기사로 타전했다.
일대일로 정상포럼 개막 관련 보도를 쏟아내던 중국 관영 CCTV도 이날 오전 뉴스에서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했다.
관찰자망(觀察者網)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북한이 탄도 미사일 도발을 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북·미, 남북 대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북한이 탄도 미사일 발사로 담판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텅쉰(騰迅·텐센트)은 2016년부터 북한의 탄도 미사일 도발 사례를 자세히 전했으며, 신랑(新浪·시나)과 봉황망 등도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를 신속하게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아직 북한의 탄도 미사일 도발에 대해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일대일로 개막식 날에 발생해 당혹스런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중국이 올해 가장 역점을 기울이는 행사가 일대일로 정상포럼인데 개막식 날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쏘면서 잔칫집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 됐다"면서 "중국이 큰 행사 중이라 대놓고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굉장히 불쾌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결정적인 순간에 중국의 발목을 잡은 게 이번뿐만 아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항저우 G20 정상회의가 한창일 때도 탄도 미사일 발사를 감행해 중국의 강력한 불만을 샀다.
당시 중국 외교부는 "자체적인 채널(경로)를 통해 유관국에 우리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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