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이난 교수 "더 많은 해외 군사기지 건설 필요"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중국이 아프리카 동부 지부티 항구에 건설 중인 해군시설은 '군사기지'며 중국은 해외에서 점증하는 국익 보호를 위해 이런 군사기지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중국의 저명한 국방 전략 전문가가 밝혔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4일 중국군 예비역 소장 출신인 진이난(金一南) 전 중국 국방대 전략연구소장은 11일 홍콩에서 열린 포럼에서 '국가, 국가이익, 그리고 국가안전'이란 제목의 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진 교수는 "지부티 군사기지 건설 공사는 완공될 것이며 곧 가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가 이 해군시설을 '지원 시설'이라고 표현해온 것에 비춰볼 때 진 교수의 이번 발언은 주목할 만한 것이다.
그는 "과거 우리는 해외에 군사기지를 건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왔지만, 지금은 군사기지를 건설하고 있다"면서 "왜 그러냐 하면 미국처럼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중국의 해상이익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수송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세계에서 선박 통행량이 가장 많은 해로인 지부티에 해군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중국 국방부는 지난해 성명에서 이 시설 건설 목적이 해적 퇴치와 인도주의적, 평화유지 작전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진 교수의 이번 발언은 최근 중국군의 확장 지향적인 움직임과 일치하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해군 병력을 23만5천 명에서 15% 늘리고 해병대 병력도 2만 명에서 10만 명으로 5배 증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진 교수는 90분간 진행한 연설에서 최근 국제 안보 환경의 변화와 중국의 국익을 효율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필요성 등을 설명했다. 그는 "오늘날 안보 환경은 마오쩌둥(毛澤東)이나 덩샤오핑(鄧小平) 시대와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과거와는 달리 중국 경제가 수출 지향적으로 바뀐 만큼 우리의 경제 이익도 외부세계로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중국은 해로의 안전과 해외자원, 중국 인민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해외 순찰을 하는 중국 군함들은 정말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한 달 넘게 높은 파도를 헤치고 운항을 하지만 정박할 곳조차 없으며 선원들은 정신적으로 거의 붕괴 직전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와 관련, 마카오 군사 전문가인 앤터니 웡 동은 "지부티에 항구를 건설한 나라들은 모두 그 시설을 군사기지라고 표현했지만, 중국만 이를 부인해왔다"면서 "진 교수가 군사기지라고 규정한 것은 한 걸음 진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즈위안(知遠)전략방무연구소의 저우천밍(周晨鳴) 연구원은 "현재 지부티 시설을 군사기지로 볼 수는 없다"면서 "그러나 시설을 더 확장한다면 최종적으로 진짜 군사기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우 연구원은 "지부티 기지의 주요 임무는 재보급과 중국 해군의 휴식처"라면서 "완벽한 의미의 군사기지는 아니지만, 나중에 선박 수리와 비행기 유치 등 기능을 확대한다면 진정한 군사기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yskw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