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권력층 부패 척결 '고삐'…"전임 총리 영향력 지우기"

입력 2017-05-1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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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권력층 부패 척결 '고삐'…"전임 총리 영향력 지우기"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공산주의 일당체제인 베트남이 부패 척결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14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트남 권력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은 전날 한 행사에서 국가에 해를 끼치는 비위 관료들에 대한 처벌이 계속될 것이라며 조만간 추가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공산당은 최근 딘 라 탕(56) 정치국원 겸 호찌민시 당 서기장을 전격 해임했다. 19명으로 구성된 정치국은 공산당의 최고 정책 결정 기구로, 현직 정치국원이 해임된 것은 20여 년 만에 처음이다.

탕이 2009∼2011년 국영 석유가스공사(페트로베트남)의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할 때 경영 부실과 비위로 큰 손실을 냈다는 것이 공식적인 해임 사유다.





그러나 외교가에서는 국가정책을 결정하는 영향력을 가진 정치국원의 이례적인 해임에는 정치적 노림수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 "베트남의 반부패 운동이 정치적 차원인 것 같다"며 "쫓겨난 응우옌 떤 중 전 총리의 측근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탕은 2006년부터 10년간 행정부 수장을 맡은 중 전 총리의 밑에서 교통부 장관을 지내다가 작년 1월 50대로서는 드물게 정치국원 자리에 올랐다.

중 전 총리는 재임 시절 자유무역협정(FTA) 확대와 적극적인 외국인 투자 유치 등 시장 개방으로 베트남의 경제 성장을 이끌었으나 사회 전반의 부패 확산에 책임이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중 전 총리는 작년 초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서기장 자리를 놓고 연임에 나선 쫑 서기장과 경쟁을 벌이다가 중도 포기했다. 당시 친중 보수 성향의 쫑 서기장과 친미 성향의 중 전 총리가 치열한 물밑 세력 다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쫑 서기장은 연임에 성공하자마자 "지역마다 부정부패로 국민을 괴롭히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있다"며 "국제적으로 보기에도 좋지 않은 이 문제에 심도 있게 접근해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SCMP는 쫑 서기장이 중 전 총리의 측근들을 정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쫑 서기장이 부패 척결을 통해 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동시에 공산당과 정부 안에 남아있는 중 전 총리의 영향력을 지우려 한다는 것이다.

kms123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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