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위협 안돼"…'러 극동 인접 추락' 美주장 반박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북한이 14일(현지시간)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500km 떨어진 동해에 추락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이날 밝혔다.
국방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내놓은 언론보도문에서 "러시아의 미사일공격조기경보시스템이 13일 밤 11시30분(한국시간 14일 오전 5시30분) 북한 영토에서 이루어진 미사일 발사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그러면서 "러시아 조기경보시스템은 (북한) 미사일이 러시아 영토에서 500km 떨어진 일본해(동해)에 떨어지기까지 23분 동안 미사일 궤도를 추적했다"고 소개했다.
국방부는 미사일 비행 궤도가 러시아 국경에서 상당히 먼 곳에서 러시아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나아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미사일 발사는 러시아에 어떤 위험도 초래하지 않았으며 러시아 조기경보시스템과 방공전력은 통상적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의 이같은 발표는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이 러시아 극동 지역에 상당히 가까운 곳에 떨어졌다는 미국 측 발표를 반박하는 것인 동시에 러시아 극동 지역 방공부대들이 비상전투태세에 돌입했다는 자국 의회 고위 인사의 발언도 부인하는 것이다.
앞서 이날 숀 스파이서 미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일본보다는 러시아 영토에 가까운 곳에 영향을 주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기뻐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 CNN 방송은 미사일이 러시아 태평양함대가 주둔하고 있는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100km 정도 떨어진 지점에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러 국방부 발표는 이같은 미국 측의 평가와는 달리 북한 미사일 발사가 자국 안보에 별다른 위협이 되지 않았음을 강조한 것이다.
러시아 상원 국방·안보위원회 빅토르 오제로프 위원장은 앞서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자국 극동 지역 방공부대들이 비상전투대세에 돌입했다고 밝혔었다.
그는 "러시아 영토가 공격 대상이나 미사일 표적이 아니라는 점은 잘 알지만 만일의 사고 가능성으로부터 러시아를 보호하기 위해 극동 지역 방공시스템들이 비상전투태세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오제로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도 극동 지역 방공부대들을 비상전투태세에 돌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오제로프는 "북한의 새로운 미사일 발사는 일본, 한국, 러시아 등의 인내를 시험하는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포기를 겨냥한 대책들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미국, 중국, 러시아가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북핵 문제의 정치·외교적 해결 방안 모색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제로프는 이와 관련 시리아 사태 관련 유엔 특사의 경험을 이용하고 북한과 다른 대화 참여국 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할 북핵 문제 담당 유엔 특사를 임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시리아 사태 담당 유엔 특사처럼 북핵 담당 유엔 특사를 임명하자는 제안이었다.
북한은 이날 새벽(한국시간)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미사일은 약 700여㎞를 비행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문재인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첫 도발이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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