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모스크바서 시정부 대규모 재개발 계획 반대 시위

입력 2017-05-15 00:40  

러 모스크바서 시정부 대규모 재개발 계획 반대 시위

소련 시절 아파트 약 8천채 철거 계획에 주민들 반발…"3만명 시위 참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모스크바 주민들이 14일(현지시간) 옛 소련 시절에 지어진 낡은 아파트들을 철거하고 새 아파트들을 세우려는 시정부의 대규모 재개발 계획에 반대해 시위를 벌였다.

재개발 반대론자들이 시 정부의 허가를 받아 개최한 이날 시위에는 경찰 추산 8천명, 주최측 추산 3만명이 참가했다.

당초 시위 주최측이 신고한 참가자수 5천명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였다.

참가자들은 모스크바 시내 북쪽 사하로프 대로에 모여 '모스크바에 손대지 마라', '철거에 반대한다' 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재개발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당국은 시위 현장 주변에 경찰과 대테러진압부대 요원 등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오후 2시께부터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시위는 그러나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이날 집회에 참가하려던 대표적 야권 정치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는 연단으로 이동하던 도중 경찰에 의해 집회장 밖으로 쫓겨났다.

세르게이 쇼바닌 모스크바 시장은 앞서 지난 2월 니키타 흐루시초프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집권한 1950년대 중반부터 1970년대까지 건설된 5층짜리 조립식 패널 아파트 '흐루시초프카'를 대거 철거하는 재개발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수십 년씩 된 아파트들이 지나치게 낡아 도시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붕괴 위험까지 제기되는 등 문제가 있다며 시내 여러 곳에 있는 약 8천 채의 흐루시초프카를 철거하고 같은 지역에 현대식 아파트들을 세우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흐루시초프카에 거주하고 있는 많은 주민은 사전 논의도 없이 갑자기 발표된 시정부의 재개발 계획에 동의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재개발 과정에서 아파트 소유주들을 강제 이주시키려는 것은 재산권 침해이며, 녹지대가 많은 기존 아파트 지역에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환경 파괴도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약 3조5천억 루블(약 70조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 건설사와 개발업자들의 배만 불릴 것이란 비판과 함께 내년 대선과 모스크바 시장 선거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공개된 재개발 계획에 표를 의식한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비판도 잇따랐다.

지난달 20일 하원 1차 심의를 통과한 재개발 법안은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보류된 상태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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