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그룹' 전직 간부 3명 주장…일부 지인은 "전혀 못봤다"
WSJ 대선기간 인터뷰 때는 기자의 녹음 예고에 "나도 하겠다"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전 국장과의 대화를 녹음했느냐가 초미의 관심거리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원래 사업가 시절부터 전화녹음을 자주 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에서 부동산 개발사업을 했던 시절, 그의 회사의 간부였던 인사 3명의 말을 인용해 이처럼 보도했다.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의 집무실에 앉아 전화할 때,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녹음기를 이용해 통화 내용을 녹음했다는 것이다.
뉴욕과 워싱턴DC에서 이것이 불법이 아니므로 관행상 여러 사업가가 이렇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요즘 백악관에서도 이런 녹음을 하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들 3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 시절, 사무실에 1개 이상의 녹음기를 갖고 있었으며 때때로 외부 인사와의 통화를 녹음했다.
녹음기가 전화통화 녹음에 사용되는 것을 목격했다고 이들은 말했다.
'트럼프그룹'의 한 전직 간부는 "그는 사무실에 앉아 사실상 모든 것을 녹음했다"면서 "내가 그에게 전화를 걸어 대화한 내용도 많이 녹음됐다는 것을 안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또 다른 전직 간부는 자신도 이런 녹음 사실을 알고 있지만,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뉴저지 주 애틀랜틱시티에서 카지노를 운영할 때, 경쟁 관계에 있던 또 다른 카지노 회사가 법정 다툼을 벌인 적이 있었는데, 이 회사의 당시 회장은 법정에서 자신과 트럼프와의 통화가 녹음된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팀'이 녹취를 재판부에 증거 자료로 제시하면서다.
이런 주장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전 그의 뉴욕 사무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한 번도 전화통화 녹음을 못 봤다고 말하는 인사들도 있다.
WSJ은 지난해 대선 기간 자사의 한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사무실을 찾아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대화를 녹음하겠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나도 하겠다"고 응수했다고 보도했다.
그의 책상 위에 스마트폰이 있었으나 실제 인터뷰가 녹음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커넥션' 의혹을 수사하던 코미 전 국장을 해임한 후 코미 측에서 반발이 잇따르자 트위터를 통해 "코미는 언론에 정보를 흘리기 시작하기 전에 우리의 대화 내용을 담은 (녹음) 테이프들이 없기를 바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치 자신과 코미의 대화가 녹음됐다는 뉘앙스로 읽혔다.
그러나 이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녹취가 실재하느냐는 질문에 "말할 수 없다. 그것에 관해 말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코미가 정직해지는 것"이라고 비켜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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