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것질할 돈이 생명 살린다" 7년째 학생들과 나눔 기부
부산 브니엘고 전영헌 교사…해외어린이 빈곤 퇴치 '앞장'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스승의 날인 15일 부산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학생들과 함께 해외 빈곤어린이를 돕는 기부를 7년째 실천해온 사실이 알려지며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부산 브니엘고등학교 전영헌(47) 교사와 학생 550명이다.
목사이기도 한 전 교사는 2011년부터 해외빈곤 어린이를 돕기 위해 학생들을 상대로 '매점 안 가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매달 학생 1인당 3천원씩 군것질할 돈을 아껴 기부하면 빈곤으로 숨지는 해외어린이를 살릴 수 있다는 취지로 시작된 운동이다.
뜻을 같이하는 학생들이 매년 자발적으로 참가해 올해는 재학생 620명 중 550명이 후원에 참여하고 있다.
학생들은 지난 7년 동안 모두 7천400만원을 모아 필리핀, 중국, 캄보디아, 베트남의 빈곤어린이 35명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교사는 개인적으로도 기부에 나서 아동 3명을 후원하고 있다.
전 교사는 "매달 3천원이지만 누군가의 목숨을 구하고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면서 "그동안 함께해 준 학생들이 너무 기특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전 교사는 매년 15명 안팎의 학생을 데리고 후원 아동을 직접 찾아가기도 한다.
기부금이 한 아이의 인생을 바꾸는 모습을 학생들 눈으로 직접 보게 하기 위해서다.
전 교사는 "기부의 의미를 깨닫게 되면 학생들의 가치관은 완전히 변한다"면서 "학생들이 행복은 큰돈이 아니어도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미래를 넉넉하게 살아갈 수 있는 마음가짐도 배운다"고 말했다.
전 교사는 종교재단이 설립한 학교에 소속돼 있지만, 학생들에게 성경 관련 교육을 하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전 교사는 "학생 대부분이 비기독교인으로 성경보다 인생에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이야기하는 것이 더 도움된다"는 소신을 편다.
전 교사는 또 '통일 포럼'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또래 탈북민을 만나고 이야기를 직접 듣게 하는 등 통일 교육에도 열성적으로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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