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미래셀바이오 연구진 쥐 실험 성공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피부세포를 이용해 심근세포를 단기간에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지금껏 개발된 기술 중에서 소요 시간이 가장 짧으면서도 바이러스를 이용하지 않아 암 유발 등 부작용 우려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제주대는 줄기세포연구센터(센터장 박세필)와 (주)미래셀바이오(대표이사 김은영) 공동연구진이 단백질 1종을 첨가하는 방법으로 피부세포를 심근세포로 분화하는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진은 쥐에서 얻은 세포를 이용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우선 쥐 피부의 가장 겉층을 이루는 표피세포를 분리, 배양액에 넣고 일주일가량 길렀다.
그 뒤 'BMP4'라는 단백질을 첨가하고 24시간을 배양했다.
BMP4 단백질은 배아 발달에 필수적인 신호분자로, 이빨이나 팔·다리뼈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알려졌다. 또 줄기세포의 분화를 억제해 자가 증식능력을 증대하므로 배아줄기세포나 성체줄기세포의 배양액에 첨가해 쓰고 있다.
수일 뒤 배양액 속 세포는 줄기세포는 아니면서도, 배아줄기세포가 만드는 단백질 여러 종을 만들어냈다.
연구진은 이 '유사줄기세포'를 분리해, 심근세포 분화 배양액에 넣고 길렀다. 10일 뒤 유사줄기세포는 수축·이완 기능을 하는 심근세포로 변했다.
지금껏 피부세포로 심근세포를 만들 때는 피부세포를 우선 유도만능줄기세포(iPS cell)로 만든 뒤 다시 이를 심근세포로 분화시켜왔다. 피부세포를 유도만능줄기세포로 만들 때는 바이러스에 감염시키거나 유전자를 넣어준다. 이런 방법으로는 전환에 30일 이상이 걸렸지만 이번에 개발한 기술로는 약 10일을 단축, 최소 21일 만에 피부세포에서 심근세포를 얻을 수 있다.
박세필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장은 "이 기술로 심근세포 외에 다른 장기세포도 분화를 유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며 "바이러스를 쓰지 않으므로 안전하면서도 간편하게 다양한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대안적인 기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농림축산식품부 우장춘프로젝트 사업으로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세포 재프로그래밍'(Cellular Reprogramming) 4월 호에 실렸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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