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전날이면 나홀로 교실청소…제자사랑 유별난 '김쌤'

입력 2017-05-15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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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전날이면 나홀로 교실청소…제자사랑 유별난 '김쌤'

2005년부터 교단일기 써 학부모에 발송…청원고 김재훈 교사

충북교육청, 스승의 날 맞아 김 교사 '화수분' 교육열정 소개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충북도교육청이 스승의 날인 15일 아이들을 향한 50대 베테랑 교사의 교육 열정을 소개했다.

주인공은 청주 청원고에서 윤리 과목을 가르치다가 한국교원대학교 교육정책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김재훈(56) 교사.




김 교사는 제자들을 존중하는 교사, 제자들이 존경하는 교사를 꿈꾸는 교육자라고 도교육청은 소개했다.

도교육청이 스승의 날을 맞아 김 교사를 '참스승'으로 소개한 것은 그의 유별난 학생 사랑과 화수분 같은 교육 열정 때문이다.

1992년 9월 옥천 이원중학교에서 교편생활을 시작한 그는 매년 3월 개학 하루 전에 출근해 담임 반 교실을 2시간가량 혼자 청소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이들을 맞을 준비를 하면서 자신도 1년간 머물 공간에 적응하기 위해서다. 그러면서 좌석 배치와 모둠 편성을 어떻게 할지 구상하고, '아래를 향하는 교육' 실천을 다짐한다.

김 교사의 이름이 그가 몸담았던 학교의 학부모 사이에서 자주 거론되는 것은 '교단일기' 때문이다.

그는 2005년 청주여고에서 3학년 6반 담임을 맡으면서 교단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담임의 참된 역할을 고민하던 중 충남의 한 특성화고교 담임교사가 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적은 교단일기를 매월 말 학부모들에게 편지로 보내 호평을 얻었다는 글을 읽고 교단일기 쓰기에 도전했다.

그는 매일 쓴 교단일기를 모아 월말에 편지로 학부모들에게 보냈다.

그는 "잘했든 못했든 나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부끄럽기도 했지만, 일기를 쓰다 보니 아이들을 더 세심하게 살필 수 있었다"고 에세이집에서 전했다. 뜻밖의 편지를 받은 학부모들로부터 "감동했다"는 전화도 받았다.

아이들과 친해지기 위해 생일잔치는 기본이고 4월 삼겹살 파티, 5월 교내 소풍, 6월 짜장면 먹는 날 등 이벤트도 열었다. 즐기면서 공부를 하도록 매일 아이들에게 각자가 공부한 정도를 백분위로 적어내도록 했다.

고3 담임을 맡으면서 대입 정보에 관심을 게 된 김 교사는 인터넷매체의 시민기자 자격으로 입시와 논술 등 관련 기사를 88편이나 작성했으며 윤리와 사상이라는 교과를 가르치며 참고서 3권을 집필해 청주 고교생들에게 1천권을 무료로 나눠 주기도 했다.

김 교사는 26년차 베테랑 교사가 후배 교사에게 전하는 학급운영 노하우와 교육철학을 주제로 지난 3월 에세이집 '대한민국 교사로 산다는 것'을 펴냈다.




김병우 교육감은 추천사에서 "언젠가 김 선생님이 쓴 교단일기를 보고 그의 교육에너지는 화수분 같다고 감탄한 적이 있다"며 "입시설명회는 물론이고 논술이나 자기소개서 특강도 직접 할 정도로 열정의 에너지가 화산처럼 솟아나는 교사"라고 평가했다.

김 교사는 에세이집에서 "학생이 선생님을 존경하고, 선생님도 학생 하나하나를 존중할 때 학생들과의 만남이 교육적 의미를 지닌다"며 "아이들에게 화내고 아이들을 무시·차별하는 것만 하지 않아도 최소한 아이들에게 상처 주지 않는 교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jc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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