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수의 입고 철창 속에 갇히는 퍼포먼스 연출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세계 병역거부자의 날'을 맞아 인권단체가 병역거부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멈추고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활동가와 양심적 병역거부자 등 20여명은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처럼 요구했다.
이들은 병역거부자에 대한 형사처벌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고 전과자를 양산한다고 비판하면서 "현 제도가 어떠한 방법으로든 개선돼야 한다는 현실적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4월말 현재 최소 397명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이유로 수감돼 있으며 60년간 누적 수감자는 1만 9천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후보 시절 "양심의 자유는 헌법상 기본권 중 최상위의 가치 기본권"이라며 "대체복무제를 도입해 양심적 병역거부로 형사처벌을 받는 현실을 개선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했다.
병역거부 선언 이후 1심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항소심을 받고 있다는 홍정훈 참여연대 간사는 "우리는 무기를 들어 다른 사람을 해칠 수 있는 폭력에 가담할 수 없다"며 "인권 변호사 출신 대통령이 결코 이 문제를 외면할 리 없다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병역거부자 문제는 유엔 인권위원회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수차례 한국에 권고했다"며 "문 대통령을 지지한 국민이 많았던 것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국민적 지지와 열망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정부에서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되는 현실을 비판하려고 모두 파란색 수의(囚衣)를 입었다.
이들은 철창 앞에 '양심적 병역거부는 범죄가 아니다(CONSCIENTIOUS OBJECTION IS NOT A CRIME)'라는 피켓을 붙이고 저마다 '군대 아니면 감옥 이제 바꿔야 할 때', '양심을 가둘 순 없다' 등 손 피켓을 들었다.
사회자는 참석자들을 상대로 "이름 ○○○, 죄명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 형량 1년 6개월"이라고 외치고 한 사람씩 포승줄에 묶어 철창 속으로 들어가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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