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아웃 마지막 날, 외국인 선수들 장점 어필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시간이 촉박해서 다 보여드리지 못했어요."
한국배구연맹(KOVO) 2017년 트라이아웃&드래프트에 참가한 외국인 선수들은 입을 모아 하소연했다.
'취업'을 위한 안간힘이었다.
KOVO는 외국인 트라이아웃&드래프트 마지막 날인 15일 인천 하버파크호텔에서 감독과 트라이아웃 참가 선수들의 간담회를 열었다.
사실상의 최종면접이었다.
선수들의 기량은 영상 자료 등과 앞선 두 차례의 연습경기로 파악했다. 간담회는 '인성' 등을 파악할 기회다.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 23명은 3개 방에 나눠 앉았고, 감독들이 2명씩 짝을 지어 3개 방을 돌았다.
대한항공(밋차 가스파리니)과 우리카드(크리스티안 파다르), 삼성화재(타이스 덜 호스트)는 지난 시즌 뛴 선수와 재계약해, 23명 중 4명만 선택을 받을 수 있다.
이미 외국인 선수와 재계약한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과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도 '만약'을 대비해 간담회에 참석했다.
거의 모든 감독이 던진 질문은 "왜 V리그 입단을 노리는가"였다.
샘 홀트(미국)는 "V리그 외국인 선수로 뛰면 공격할 기회가 많다"고 의욕을 드러냈고, 브람 반 덴 드라이스(벨기에)는 "V리그는 관중이 많다. 인터넷을 통해 V리그 경기를 봤는데 그 열기를 직접 느끼고 싶다"고 했다.
안드레아스 프라그코스(러시아)는 "리베르만 아가메즈, 미타르 쥬리치에게 V리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꼭 뛰고 싶다"고 '인맥'을 과시하기도 했다.
외국인 선수는 외롭다. '향수병'을 참아내는 것도 꼭 갖춰야 할 요소다.
'쉬는 시간을 보내는 법'도 매우 중요하다.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들은 '모범 답안'만을 내놨다. 이 질문에 대부분이 "배구 경기를 보며 휴식을 취한다"고 했고, 독서나 가족과 휴식이라는 답이 나왔다.
몇몇 감독은 "믿어도 되는가"라고 웃기도 했다.
질문과 무관한 답도 이어졌다.
'체력 관리 노하우', '대표팀 차출 여부'를 묻는 말에 "지금 몸이 덜 풀려서 내 장점을 모두 발휘하지 못한다", "나는 어제 연습경기보다 훨씬 높게 점프할 수 있다" 등 자신의 장점을 강조한 답을 내놓은 선수들이 많았다.
연습경기에서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가득한 목소리였다.
하지만 취업의 길을 멀고 험하다. '최종 면접관'인 V리그 감독들은 최대한 차가운 표정을 유지했다.
기존 선수와 재계약하지 않은 4개 구단(현대캐피탈, 한국전력, KB손해보험, OK저축은행)은 이날 오후 6시 30분에 열리는 드래프트에서 새 외국인 선수를 뽑는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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