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계에 새로운 '터널'이 뚫렸다

입력 2017-05-16 09:00   수정 2017-05-16 10:22

드라마계에 새로운 '터널'이 뚫렸다

6.3%로 OCN 최고 시청률 경신…남은 2회에 궁금증 고조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드라마계에 새로운 터널이 뚫렸다.

OCN 주말극 '터널'이 지난 14일 6.3%로 OCN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 기록을 세웠다.

여기저기서 시청률이 예전만 못하다고 아우성인데, '터널'은 잘 만든 콘텐츠의 힘을 과시하며 시청자를 끌어모았다.

무엇보다 닳고 닳은 타임슬립(시간여행)을 소재로 하면서도 '새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종영까지 2회가 남았다. 결말에 대한 궁금증이 고조되고 있다.




◇ 30년을 찰나에 오가는 촌스럽고 세련된 판타지

촌스러움과 세련됨은 공존할 수 있는 것이었다. 신파와 판타지가 함께 가고, 엉뚱한 코미디와 섬뜩한 범죄가 드라마의 무게를 양쪽으로 나눠서 진다.

'터널'은 이렇듯 공존하기 힘든 요소들을 솜씨좋게 조합해 시청자에게도, 방송가에도 한방을 제대로 때렸다.

1980년대와 2017년의 현재를 오가는 드라마는 시대와 시간의 차이를 강조하기 위해 과거의 촌스러움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세련됐다. 마냥 향수에 기대 감성적으로 호소하는데 매몰되지 않고, 1980년대의 열혈 형사가 현재로 시간이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간절함과 불굴의 의지를 설명하기 위해 과거를 동원한다.

연쇄살인범이 잡히지 않은 채 30년이라는 시간이 속절없이 흘렀다는 점, 그렇듯 긴 시간이 주인공 '박광호'(최진혁 분)에게는 터널을 통과하는 찰나의 시간에 지나갔다는 이야기는 기가 막히지만 드라마는 시작부터 현재까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펼쳐졌다.

판타지와 개연성이 충돌하면 드라마는 곧잘 지저분해지거나 늘어지는데, '터널'은 과감한 생략과 간결한 스토리라인에 집중해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다.





과거와 현재의 대비는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다면" 하는 아쉬움을 주면서도, 지금에라도 범인을 꼭 잡아야한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한다.

드라마는 통이 넓은 코르덴 바지와 통이 좁은 스키니 진 사이를 오가는 박광호의 모습을 통해 시대의 변화를 보여주지만, 동시에 30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그 맛을 자랑하는 허름한 중국집 군만두를 통해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음을 강조한다. 제아무리 '과학수사' 시대라 해도 '수사의지' 없이는 전진이 어려운 것이다.

이전까지는 '무명'이었던 이은미 작가-신용휘 PD가 이러한 이야기를 그려냈다는 점이 놀랍다.




◇ 최진혁의 발견…윤현민·김민상 호연

최진혁은 '터널'을 통해 발견을 이뤘다. 오랜 무명의 시간을 견디다 2013년 '구가의 서'를 시작으로 최진혁은 '상속자들' '응급남녀' '운명처럼 널 사랑해'를 거쳐 '오만과 편견'까지 상승세를 탔다.

186㎝의 큰 키에, 선이 살아있는 마스크, 중저음의 매력적인 목소리를 한껏 살린 캐릭터들을 잇따라 만나면서 그는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 막 잘 되려고 할 때 그는 군에 입대했고 곧이어 의병제대를 하면서 2년간 쉬어야했다.

'터널'은 그런 최진혁이 가진 불씨를 다시 살린 작품이다. 1980년대에서 난데없이 현재로 온 '박광호'가 시대착오적으로 보이지 않고,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은 최진혁 덕분이다. 최진혁은 현장을 발로 뛰는 과거의 형사가 가진 투박함과 신실한 인간미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냈다.

특히 그의 진중한 목소리가 이번에도 큰 몫을 했다. 실제로는 1986년생으로 올해 31세인 최진혁은 그 목소리 덕에 박광호처럼 '58년 개띠'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게 다가왔다.





윤현민과 김민상의 호연도 빛났다.

역시 한 계단씩 올라오고 있던 윤현민은 경찰대 출신 '김선재' 형사를 맡아 최진혁과 앙상블을 이뤘다. 투박한 과거의 형사 '박광호'와 까칠한 샌님 같은 현재의 형사 '김선재'는 전혀 다른 캐릭터지만 서로의 보완재로 작용했고, 그 덕에 두 캐릭터 모두 깔끔하게 구현됐다.

늘 어디선가 이름없는 조연에 머물렀던 김민상은 '터널'의 '목진우' 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사이코패스 살인마 '목진우'를 연기하는 그는 침착하면서도 섬뜩한 모습을 통해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이들 외에 최진혁보다 사실은 15살이 많지만, 극중에서는 꼼짝없이 그를 '선배님'이라고 부르며 '영원한 후배'로 머리를 조아려야 하는 '전성식' 역 조희봉과 속을 알 수 없는 '신재이' 역 이유영도 보조를 잘 맞췄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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