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순직 인정' 지시에 검토 본격 착수…'늑장대응' 비판도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개정 등 통해 예외적으로 순직 인정 추진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인사혁신처는 15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기간제 교사 2명에 대한 순직 인정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인사처는 이날 오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들 기간제 교사들이 순직이 인정된 교사와 동일하게 위험을 무릅쓰고 학생을 구조해 순직을 인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짐에 따라 다양한 대안을 마련하기로 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인사처는 순직을 인정하는 방안으로 크게 3가지를 검토하고 있다.
첫 번째는 공무원연금법 시행령을 개정해 이들 기간제 여교사 2명을 공무원연금법 적용 대상에 포함하는 방법이다. 공무원연금법 적용 대상이 되면 순직 대상자가 될 수 있다.
두 번째는 시행령을 개정하지 않고 인사처장이 이들 여교사를 공무원연금법 적용 대상자로 지정하는 방법이다.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제2조4호에 따르면 인사처장이 정규직 공무원이 아니라고 해도 공무원연금법 적용 대상자를 지정할 수 있다.
두 가지 방안 모두 정규직이 아니어서 법 적용 대상이 아닌 이들 기간제 여교사에 대해 예외적으로 법 적용 대상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4·16 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개정을 통해 이들 공무원을 순직 대상자로 인정하는 것이다. 다만 이 방안은 국회 본회의 의결을 통해 법을 개정해야 해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인사처는 특히 모든 비정규직 공무원이 공무수행 중 사망한 경우 신분과 관계없이 순직으로 인정하는 방안 등에 대해 국회 등과 협의를 하기로 했다.
이날 인사처가 문 대통령의 지시 이후 곧바로 기간제 여교사에 대한 순직을 인정하기로 한 것을 두고 '늑장대응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지시 이후 몇 시간 만에 순직 인정을 검토할 것을 두고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3년 이상을 끌어왔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들 여교사에 대해 '예외적으로' 순직을 인정하기로 한 상황에서 추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면 또다시 예외를 인정하겠느냐는 문제도 남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인사처는 세월호 사고로 숨진 김초원(당시 26세)·이지혜(당시 31세) 단원고 기간제 교사에 대해 교육공무원법에서 공무원으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순직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인사처는 "현재 기간제 교사의 숫자가 4만6천 명에 달하는데 이들 기간제 교사에 대해서만 공무원연금법을 적용해 순직으로 인정하기는 힘들다"며 "현행법하에서는 방법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이날 스승의 날을 맞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기간제 교사 2명의 순직 인정 절차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jesus786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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