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의 벽'은 이스라엘땅 아냐" 발언에 이스라엘 '부글'

입력 2017-05-16 10:03  

"'통곡의 벽'은 이스라엘땅 아냐" 발언에 이스라엘 '부글'

(서울=연합뉴스) 정광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을 1주일 앞두고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에 외교 악재가 연속 돌출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결정을 미룰 것이라는 보도로 들끓었던 이스라엘 여론이 이번에는 예루살렘의 유대교 성지인 '통곡의 벽'과 관련한 미국 관리의 발언에 반발하고 있다.


이스라엘 언론은 1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방문 사전 준비단 일원인 미국 고위 관리가 통곡의 벽이 이스라엘 땅이 아닌 "요르단강 서안의 일부"라고 주장했다며 이스라엘 정부가 미국에 항의하는 외교 소동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채널 2 TV에 따르면 미국 준비단에 협조하고 있는 이스라엘 관계자들이 오는 22~23일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을 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통곡의 벽을 들를 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동행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미국 준비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방문임을 들어 네타냐후 총리의 동행 요청을 거부했다. 이스라엘 측이 TV 생중계라도 허용해 달라고 요청하자 미국 준비단 고위 관리가 "당신들이 간여할 일이 아니다. (통곡의 벽은) 당신들의 영토에 있지 않다. 요르단강 서안의 일부다"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내고, 미국 관리의 발언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면서 백악관 측에 입장 설명을 요구했다. 총리실은 그러나 문제의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반영한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파장이 확대되는 것을 경계했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성전의 서쪽 일부로 '서쪽 벽'이라도 불리는 통곡의 벽은 전 세계 유대인들이 찾아 기도하는 순례지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예루살렘이 분할되면서 요르단에 넘어갔으나,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과 구시가를 점령하면서 이스라엘에 통합됐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동예루살렘 병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이곳을 장차 세울 독립국가의 수도로 여기고 있으며, 실제로 구시가에는 이슬람교 3대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이 있다.

미국은 예루살렘의 최종 지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협상으로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현직 미국 대통령이 통곡의 벽을 방문한 적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공약들을 내걸었으나 당선 후에는 신중한 정책을 펴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추진하는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 확장도 유보할 것을 촉구했고, 미국 대사관 이전도 서두를 의향이 없음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번 방문 기간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직접 평화협상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정부는 잔뜩 기대했던 미국 새 정부의 정책에 불만과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극우 진영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교육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일련의 발언에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다며, 네타냐후 정부가 팔레스타인 독립국 건설에 반대하고 예루살렘에 대한 "영구적" 주권을 주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arak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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