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이긴 제니맥스 "삼성 기어VR 지재권 침해" 美서 소송

입력 2017-05-16 11:24  

페북 이긴 제니맥스 "삼성 기어VR 지재권 침해" 美서 소송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삼성전자가 페이스북 자회사 오큘러스와 공동개발한 가상현실(VR) 헤드셋 '기어VR'이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며 미국 비디오게임개발사인 제니맥스가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블룸버그가 16일 전했다.


제니맥스는 지난 12일 미국 댈러스 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삼성 기어VR은 '오큘러스에 의해 움직인다(powered by Oculus)'는 표어를 내걸고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이는 오큘러스가 (지식재산권 침해로) 오명을 얻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는 뜻으로, 제니맥스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은 오큘러스가 제니맥스의 VR 컴퓨터코드 저작권 침해에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난 4월 21일 내놓은 기어VR 새 버전에서 오큘러스 기술을 계속 사용해 지재권을 침해했다고 제니맥스는 강조했다.

제니맥스는 이에 따른 손해와 지식재산권 침해에 따른 판매이익, 삼성의 해당 기술 사용금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제니맥스는 올해 초 페이스북과 오큘러스, 이 회사의 임직원 3명을 상대로 제기한 VR과 관련한 지식재산권 침해 소송에서 이긴 회사다.

제니맥스는 유명 게임 개발사로, 현재 오큘러스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존 카맥이 전 직장인 제니맥스에서 개발한 컴퓨터코드를 오큘러스 VR 관련 기술에 부당하게 사용했다며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지난 2월 승소해 5억 달러(5천590억원)를 배상받은 바 있다.




제니맥스는 이 소송과정에서 오큘러스 VR헤드셋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개발에 (자사의 기술이) 핵심 돌파구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카맥이 배신하면서 자사의 지식재산권을 훔쳐 다른 기업가들과 오큘러스를 세웠다는 주장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이와 관련, 올해 1∼2월에 걸쳐 3주 동안 진행된 법원 심리에서 지재권 침해 주장을 시종일관 부인한 바 있다.




블록버스터 게임인 '둠과 퀘이크(Doom and Quake)' 등을 디자인한 카맥은 지난 2013년 제니맥스를 떠나 오큘러스로 갔다. 그는 당시 VR과 관계된 컴퓨터코드가 포함된 이메일을 가져갔다고 자인한 바 있다. 페이스북은 2014년 20억 달러에 오큘러스를 매입했다.

제니멕스와 오큘러스는 오는 6월 19일 치안판사 앞에서 합의를 위한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기어VR은 지난해 세계 VR 기기 시장에서 점유율 70%를 상회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한 기기다. 시장조사업체 슈퍼데이터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어VR 451만대를 시장에 공급했으며, 이는 전 세계에서 판매된 VR 기기 630만대의 71.6%에 해당한다.

지난해는 VR 기기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첫해였다. 삼성전자는 2015년 11월 페이스북 자회사 오큘러스와 손잡고 기어VR을 개발, 99달러(약 11만 원)의 저렴한 가격에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오큘러스는 VR헤드셋인 리프트를 출시하면서 한때 각광을 받았으나 가격이 높고 콘텐츠는 제한적인 데다 HTC와 소니 등이 유사제품을 출시한 탓에 판매실적은 저조한 상황이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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