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서 한중관계 복원 징후…사드 극복은 '미지수'

입력 2017-05-16 11:45   수정 2017-05-16 11:47

민관서 한중관계 복원 징후…사드 극복은 '미지수'

韓대표단 '일대일로' 포럼 참석…中국무위원 "한반도 문제 긴밀 협의"

정부간 접촉면 확대…대중문화 분야 '해빙' 기미도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중관계가 서서히 복원을 향하는 징후가 민·관에서 동시에 감지되고 있다.

16일 정부 대표단에 따르면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지난 15일 면담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에 따라 한·중 관계를 회복시키는 데 노력하자"면서 "각국의 중요한 관심사에 대해서는 상호 존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국무위원은 또 "한반도 문제에 관해 반드시 한국과 긴밀한 협의를 할 것이며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위해 계속 한국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 국무위원의 발언은 북한의 거듭된 핵·미사일 도발로 동북아 정세의 긴장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대북 정책 추진에 있어서 문재인 정부와 적극 공조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양국이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벌어진 관계의 골을 한국 신정부 출범 이후 대북 정책에 대한 긴밀 공조를 고리로 다시 빠르게 좁혀나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양국 정부를 중심으로 접촉면이 급격히 확대되는 가운데 경제·문화 분야에서도 해빙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11일 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간 첫 전화통화도 순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였으나, 통화 시간은 40분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30분)보다 길었다.

특히 중국 국가주석이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취임 축하전화를 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어 중국은 한국을 배제했던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초청장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보내왔고, 우리 정부도 대표단 파견을 전격적으로 수락하면서 양국 모두 관계 개선의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문재인 정부는 또 최근 여권의 거물급 인사인 이해찬 전 총리를 중국 특사로 확정했다. 이 전 총리가 이번주 중국으로 향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한국이 경색된 한중관계를 해결하기 위해 중요 인물을 보내는 것이라며 긍정 평가하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중국 3대 음원 사이트인 QQ뮤직에 케이팝(K-POP) 차트가 다시 등장하고, 한국 창작뮤지컬이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어 라이선스 버전으로 공연되거나 한중합작 신인 그룹의 중국인 멤버들이 베이징에서 쇼케이스를 여는 등 대중문화 분야에서도 관계 개선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사드 부지 제공으로 중국에서 맹공을 당해 폐쇄됐던 중국 롯데마트 홈페이지가 두 달여 만에 재가동에 들어가면서 한중관계 개선 분위기에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이처럼 한중관계 개선 흐름이 앞으로 지속할 경우 북핵 공조와 사드 보복 완화, 한반도 긴장 완화, 기업들의 피해 회복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대북 제재·압박 수위가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한중관계 개선은 향후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를 주도하는데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분위기가 돌변한 이유는 결국 사드 배치 관련 한국 신정부의 입장 변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 만큼, 향후 중국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중관계가 장기적 갈등 국면에 놓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hapy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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