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의력 지속시간 감안, 정상 발언은 한번에 2∼4분만"

입력 2017-05-16 11:58   수정 2017-05-16 16:49

"트럼프 주의력 지속시간 감안, 정상 발언은 한번에 2∼4분만"

'트럼프 맞춤형' 나토 정상회의 준비…"싫어할 것 같아 공동선언도 안 내기로"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이후 처음 참석하게 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회의를 준비중인 나토 관리들이 회원국 정상들에게 발언 시간이 한 번에 4분을 넘어선 안 된다고 신신당부하고 있다. 이유는 주의력 지속시간이 짧은 트럼프가 지루해할까 봐.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 매체 포린 폴리시는 나토의 여러 소식통과 고위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 "회의를 준비하는 것읕 보면 좀 우습다"며 "마치 아이를 대하는 준비를 하는 것 같다. 주의력 결핍 상태고, 나토에 대해 아는 게 없으며 심층적인 정책 문제들엔 관심도 없는 아이"라고 15일(현지시간) 전했다.

나토 정상회의는 28개국 회원국 정상들이 늘어놓는 종착역 없는 장광설로 인해 "중요하긴 하지만 고통스러울 정도로 지루한" 회의로 악명 높다.

나토는 이번에 각국 정상에게 "한 번에 2~4분"이라는 발언 시간제한을 두는 등 '트럼프 맞춤형' 회의가 되도록 신경을 쓰고 있으나, "약식 정상회의조차 트럼프에겐 너무 딱딱하고 형식적이고 정책 위주여서 트럼프가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포린 폴리시는 미국 연구소 애틀랜틱 카운슬의 한 나토 전문가 말을 인용했다.

나토는 또 이번 정상회의 후 비공개회의에서 이뤄진 논의 내용을 정리한 공식 선언을 내놓지 않기로 했다.

지난 2014년과 2016년처럼 나토 전반에 걸쳐 새로운 정책과 전략을 논의하는 주요 정상회의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게 공식 설명이지만, "트럼프가 그걸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유럽 쪽) 정상들이 걱정하기 때문"이라고 익명의 소식통은 포린 폴리시에 말했다.

대통령 선거 기간 나토를 "쓸모없는" 기구라고 혹평하고 나토가 가상 적국으로 삼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찬양했던 트럼프는 지난달 나토가 "더 이상 쓸모없지는 않다"고 말을 바꿨지만, 아직 미국의 나토 정책을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의 예측 불가성을 두려워하는 나토 측은 이번에 "충격적인 일에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 고위 나토 관리가 포린 폴리시에 말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가 벨기에 브뤼셀에 새로 지어진 나토 본부에서 열리는 점도 트럼프의 심기를 거스를 수 있다.

보안 시설 등의 문제로 공사가 늦어지는 바람에 임시 준공 상태에서 회의가 열린다. 공기가 늦어지고 예산이 초과한 것은 트럼프에게 나토의 못마땅한 점을 상징하는 것이다. "트럼프가 군사동맹에 관해선 아는 게 별로 없을지 모르지만, 공기와 예산 내 완공에 관한 한 (부동산 개발업자로서) 뭔가 안다고 자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y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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