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교육환경 개선 위해 불가피…위원회 구성해 의견 수렴"
학부모·동문 "폐교 활용방안 미비…통·폐합 반대"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광주시교육청이 추진중인 소규모 학교 통·폐합에 대해 해당 학교 학부모와 동문의 반발이 거세다.
교육의 한 주체인 학부모와 동문 등의 의견 수렴은 멀리한 채 교육청이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광주 중앙초등학교 통·폐합반대 비상대책위(이하 비대위)는 16일 광주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10년된 명문교를 폐교하는 이유와 폐교 학교 활용방안이 미비하다"며 "통·폐합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비대위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계림동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 시행으로 수년 내 인구 유입과 학생 충원이 확실한데 도 교육청은 학교 통·폐합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어린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정든 선생님과 학교를 떠나야 하는 슬픔과 새로운 환경에 대한 따돌림, 공포감 등 정신적 고통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초를 서석초와 통합한 뒤 역사교육박물관으로 활용하겠다는 교육청의 계획에 대해선"학교 면적이 5천358㎡인데 700㎡만을 사용할 계획이고 남은 부지에 대한 특별한 대책도 없다"고 비판했다.
비대위는 "유휴 공간의 일부를 박물관 부지로 활용하고 특성화된 프로그램 운영을 강화해 학생 수를 늘리는 방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올해 초부터 학생 수 200명 미만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추진중이며 그 첫 대상으로 전교생이 54명인 중앙초와 서석초 통폐합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 수가 94명인 삼정초는 율곡·두암초와 합친 뒤 특성화고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상무·치평중은 통합한 뒤 특수학교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천곡·첨단중은 통합해 고교를 설립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삼정초도 학부모와 동문을 중심으로 통·폐합 반대 비대위를 구성해 교육청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학교 통폐합이 학생 수 감소에 따른 교육환경 개선이라고는 하지만 장휘국 교육감의 대표적 공약 중 하나가 '작은 학교 살리기'인 점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광주시교육청은 학보모와 동문, 지역 주민, 교육계, 시의원 등으로 위원회를 구성해 통·폐합 반대 의견을 수렴하고 중재한다는 방침이다.
위원회는 통·폐합 대상 학교마다 만들어지며 교육 수요에 따른 학교 재배치의 필요성을 설명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학부모와 지역 주민 등의 의견을 수렴해 50% 이상 동의를 얻어 학교 통·폐합을 추진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장에서 학교 통·폐합과 관련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세밀한 부분까지 챙기지 못한 부분이 있어 위원회를 통해 의견을 더 듣고 중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학생 수가 줄어들고 교육 여건을 개선해야 하는 필요성에서 학교 재배치가 불가피한 만큼 최대한 설득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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