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 아랍국들, 이스라엘에 구체적 관계개선 조치 제시

입력 2017-05-16 15:26  

걸프 아랍국들, 이스라엘에 구체적 관계개선 조치 제시

중동 평화 노력 재개하면 직통선 개설·항공기 영공통과 허용

(서울=연합뉴스) 정광훈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아랍국들이 중동 평화과정 재개 노력을 전제 조건으로 이스라엘에 구체적 관계 개선 조치를 제의해 이스라엘의 반응이 주목된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걸프 아랍 국가들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중동 평화과정 재개를 위해 의미있는 제안을 내놓을 경우, 이스라엘과 관계 개선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미국을 향한 걸프 아랍국들의 제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방문을 수일 앞두고 나왔다.

구체적 조치에는 이스라엘과의 직통선 개설, 이스라엘 항공기에 영공 통과 허용, 일부 통상 분야의 규제 해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아랍국 행사에 참가하는 이스라엘 스포츠팀이나 통상 대표단에 비자를 발급하고 지역 통상·경제 기구에 이스라엘을 가입시키는 방안도 검토됐다.

걸프 아랍국들은 그 대신 네타냐후 총리에게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 건설 중단과 가자지구의 통상 자유 확대 등 팔레스타인을 향한 평화 제안을 요구할 예정이다.

걸프 아랍국들의 논의에 참가했던 아랍 고위 관리는 WSJ에 "우리는 이스라엘을 더는 적으로 간주하지 않으며 잠재적 기회로 본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후삼 주물라트 워싱턴 사무소 대표도 "이스라엘과 아랍세계가 좋은 관계를 갖는데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아랍국들의 입장은 비공개 협의 문건에 정리돼 걸프국들 사이에 공유됐으며, 사우디와 UAE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이 제안을 전달했다. 네타냐후 총리 측은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WSJ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8일 사우디를 방문하며 이어 이스라엘과 유럽을 순방한다. 15일에는 백악관에서 UAE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와도 만났다.

이스라엘과 걸프국가들은 시리아와 예멘 반군에 대한 이란의 무기 제공 등 특정 관심사에 관한 정보 공유를 비밀리에 강화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관리들이 공식 외교 관계가 없는 UAE 등 걸프 국가들을 수시로 방문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유발 스타이니츠 이스라엘 에너지 장관은 WSJ 인터뷰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 활발한 접촉이 현재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중동에서 혁명에 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아랍 관계는 2011년 중동 전역을 휩쓴 정치적 격변 이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집트와 시리아, 예멘의 불안정을 틈 타 이란과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 이슬람국가(IS)가 역내 세력을 크게 확장했다. 이스라엘과 걸프 국가들은 이란을 국가안보에 최대 도전으로 간주하고 있다.

아랍국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가까운 시일 내 평화협정을 체결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이스라엘이 외교적 수혜를 누리기 위해선 선의를 보여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WSJ는 전했다.


barak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