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 마시며 움막 생활…딱한 처지 이웃 향한 '밀물 온정'

입력 2017-05-16 15:58  

빗물 마시며 움막 생활…딱한 처지 이웃 향한 '밀물 온정'

LH·적십자사·구청 등 지원 통해 새집 마련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일흔두 살의 A씨가 대전시 대덕구의 한 야산에 움막을 짓고 살게 된 건 5년 전부터다.





가족과 단절된 채 생활고에 시달리던 그는 일용직으로 근근이 생활을 이어갔으나, 마땅한 집을 구할 형편은 되지 못했다.

주변을 다니며 하나둘 모은 가재도구와 손재주를 이용해 야산 중턱에 몸을 피할 거처를 마련한 게 전부였다.

수도 시설이 없는 곳에서 빗물은 식수이자 생활용수였다.

정수되지 않은 빗물을 받아 마시다 보니 배탈은 잦았다. 건강도 점점 나빠졌다.

지난 1월까지 야산 움막에서 그렇게 지내던 그를 발견한 건 인근을 지나던 시민이었다.

A씨는 당장 구청 통합사례관리 대상에 포함됐다.

담당 주무관 도움으로 A씨는 제대로 된 음식을 먹고 약해진 몸을 돌봤다.







문제는 집이었다.

당장 살 곳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았다.

백방으로 알아보던 담당 주무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 눈을 돌렸다.

A씨는 LH의 주거 취약계층 지원사업 대상자에 해당했다.

LH는 2천만원 상당의 전세 대금 중 1천900만원을 A씨에게 지원했다. 규정상 나머지는 스스로 부담해야 했다.

100만원은 그에게 큰돈이었다.

이번에는 대한적십자사 대전세종지사가 구원투수가 됐다.

적십자사 위기가정 긴급지원 프로그램의 도움으로 A씨는 필요한 돈을 채웠다.

적십자사 대전세종지사는 여기에 더해 생활비 명목으로 150만원을 더 전달했다.

지난 8일 새집으로 옮긴 A씨는 "모든 분께 고맙다"며 재활의 의지를 다졌다.

A씨를 보살핀 대덕구청 희망복지지원단 박찬양 통합사례관리 주무관은 "할아버지 상황이 워낙 안 좋아서 걱정했는데, 여러 단체의 도움 덕분에 제때 지원할 수 있었다"고 16일 말했다.

적십자사 대전세종지사는 A씨 같은 위기가정을 발견하면 구호복지팀(☎ 042-220-0123)에 연락해 달라고 덧붙였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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