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트럼프 '힐러리 이메일 스캔들' 비판 거론하며 "이중잣대"
공화당 의원들도 "정보 소스 훼손, 있을 수 없는 일" 비판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을 만나 미국의 우방이 제공한 '이슬람국가'(IS) 관련 기밀을 유출했다는 의혹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이중잣대' 논란이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 미국 대통령은 거의 모든 것에 대해 기밀을 해제할 수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측에 대한 관련 기밀 공개가 불법은 아니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경쟁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의 국무장관 시절 '이메일 스캔들'을 문제 삼았던 것을 거론하며 "이중잣대라는 비판의 문을 열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과정에서 개인 이메일 서버를 이용해 기밀을 다룬 클린턴 후보의 전력을 선거 캠페인의 중심에 올려놓았다. 유세 현장에서는 "(힐러리 클린턴을) 감옥에 가둬라(lock her up)"는 캠페인 슬로건을 외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유세에서 "힐러리가 국가기밀에 대해 브리핑을 받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기밀이 새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힐러리는 여러분과 가족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알면서 불법적인 개인 서버로 우리의 국가 안보를 팔아먹었다", "'기밀'의 의미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백악관에 둘 수는 없다" 등의 공세를 쏟아냈다.
신문은 그러나 "힐러리 클린턴이 민감한 정보를 노출하거나 적(敵)에게 넘겨줬다는 어떤 표시도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기밀유출 의혹에 대해서는 "IS의 음모에 대한 정보를 통해 러시아가 정보 소스와 취득 수단을 알아차릴 수도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동맹국의 명확한 승인 없이 받은 기밀을 다른 상대에게 제공하는 것은 '첩보 관행' 위반이며, 동맹국과 중요한 정보공유 관계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을 수사 중이던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전격 해임해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 사건으로 오는 19일부터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첫 해외순방에도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이번 기밀누출 의혹에는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의원들까지 비판에 가세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미국 공화당 소속 밥 코커(테네시) 상원 외교위원장은 "정보 소스를 훼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이를 막기 위해 우리가 기밀 유지에 그토록 신경을 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화당 소속 폴 라이언 하원의장 대변인은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알 길이 없다"면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팩트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기를 희망한다. 국가기밀을 보호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척 슈머(뉴욕) 상원 원내대표도 "트럼프 대통령은 정보 당국과 미국민, 의회에 충분한 설명을 할 의무가 있다"고 압박했다.
상원 군사위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로드 아일랜드)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기밀을 러시아 측에 제공한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면서도 "민감한 정보와 관련한 그의 경솔함은 혼란을 일으키고 있고,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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