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 지시 하루 만에 성명
유족 "죽음의 의미 정당하게 인정받고 명예 되찾겠다"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됐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안산 단원고 고(故) 강민규(당시 52세) 전 교감에 대해 교원단체가 순직 인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기간제 교사 2명의 순직을 인정하는 절차를 진행하라고 지시한 지 하루 만이다.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경기교총)는 16일 성명서를 내고 "세월호 참사로 숨진 김초원·이지혜 기간제 교사의 순직 인정 절차를 조속히 진행하라고 지시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힌다"며 "아울러 스스로 책무를 다하다 스스로 산화한 강 전 교감도 순직 대상에 포함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교총은 "3년 전 강 전 교감의 순직 인정 여부를 두고, 안전행정부 산하 순직보상심사위원회는 (강 전 교감)죽음의 형태가 자살이었다는 이유 하나로 순직 대상에서 제외했다"며 "경기교총과 유족은 죽음에 이르게 된 원인에 따라 순직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강변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전 교감은 긴박한 상황에서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학생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해경 헬기가 도착한 뒤에야 인근 섬으로 후송됐다"며 "사실 그도 치료받아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장시간에 걸친 조사와 '왜 살아 돌아왔느냐'는 비난 속에 방치돼 극단적인 선택이 강요됐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강 전 교감은 스스로 책임을 다하고, 교육자적 소명을 다 한 시대가 바라는 스승상"이라며 "유족들이 순직을 신청한 것은 단순한 보상 차원이 아니라 숭고한 희생을 국가적 차원에서 인정받아 명예를 회복하기 위함이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문재인 정부가 돌아가신 모든 선생님의 죽음을 차별 없이 국가적으로 예우하고자 기간제 교사의 순직 인정을 지시한 것은 의미가 높다"며 "아울러 그 취지를 높이고 완성하기 위해서는 강 전 교감도 순직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전 교감의 유족은 단원고 수학여행 총 인솔자로서 책무를 다한 남편의 명예를 되찾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써 청와대, 인사혁신처 등에 보낼 계획이다.
강 전 교감 부인은 "교감 선생님은 배의 이상한 기류를 감지했을 때 가장 먼저 단원고에 연락을 취했고, 침몰하는 배 안에서도 계속 상황보고를 했다"며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도록 지시하고, 직접 구조하다 쓰러지고 나서 구조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선장, 선원들과 함께 목포 해경으로 이송돼 장시간 강도 높은 수사를 받아, 생존자로서 최소한의 보호격리 조치도 받지 못했다"며 "답답한 구조상황, 하나 둘 주검으로 발견된 학생과 선생님들을 보고,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가슴을 후벼 파는 아픈 말들을 듣고 교감 선생님은 결국 우리 곁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감 선생님의 선택이 정말 본인만의 결정으로 단정 지을 수 있는 단순한 자살인가. 사회가 죽음으로 몰아간 것은 아닌가"라며 "사고 당시 교감 선생님의 행적과 그 과정에서 있던 강압수사 이유를 밝히고, 희생된 다른 교사들과 동등한 처우를 받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강 전 교감은 세월호 참사 당시 해경에 구조됐다가 이틀 뒤인 2014년 4월 18일 세월호 가족들이 모여있던 진도실내체육관 인근 야산에서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해 3월 대법원은 강 전 교감의 유족이 순직유족급여를 지급하라며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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