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가디언 "정보동맹에 불안 키울 수 있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밀정보를 유출했다는 보도가 제기된 가운데 진보성향의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기밀정보를 다루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영국 등 동맹들의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백악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과 만난 자리에서 '이슬람국가'(IS) 관련 기밀정보를 유출했고, 이 때문에 정보를 제공한 중요한 정보원이 위험에 처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이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사안을 확인해 준 전·현직 관리들이 이 기밀정보는 미국과 정보공유협정을 맺은 한 파트너가 제공한 것으로, 너무 민감해 동맹국 간에도 공유를 제한하고 심지어 미 정부 내에서도 보안을 철저히 유지하는 그런 정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영어권 4개국과 '파이브 아이스'(Five Eyes)로 불리는 정보동맹을 유지하고 있다. 각국 정보기관들이 정보공유 등에서 매우 긴밀히 협력하는 동맹체계다.
미국은 이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이집트·터키 등 동맹들과 정기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긴밀한 군사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캐나다 정보기관에서 분석관으로 일한 스테파니 카빈은 트위터에 "트럼프가 러시아에 동맹국이 제공한 기밀정보를 줬다는 뉴스는 미국 정보동맹들, 특히 파이브 아이스에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적었다.
진보성향의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 토마스 라이트 연구위원은 "미국과 다른 파이브 아이스의 정보기관들은 이제 트럼프 리스크를 고려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라이트 연구위원은 "미국이 가진 모든 정보를 볼 수 있는 권한을 지닌 사람이 어느 날 자신이 인상을 주려는 누군가에게 불쑥 이를 꺼내지 않으리라는 신뢰를 받기 어렵다"며 "동맹국 정보기관들은 정보의 소스와 정보를 확보한 수단들을 보호하려고 모든 행동을 취할 것이다. 심지어 그게 정보 협력에 나쁜 영향을 미칠지라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가안보국(NSC)과 국무부에서 일한 바 있는 컬럼비아대 리처드 네퓨는 "트럼프가 정보를 유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상황으로 이어진다면 미 시민들을 포함해 시민들이 죽을 수도 있다"며 동맹국이 제공한 기밀누출의 잠재적 위험을 지적했다.
호주 시드니대 미국연구센터 리서치 책임자 제임스 브라운은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에 "책임 있는 정보기관 수장이라면 민감한 정보가 트럼프의 백악관에서 유출될 위험이 커진 상황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말콤 턴불 호주 총리는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기밀정보에 관한 사안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대신 턴불 총리는 "나는 우리 동맹을 대단히 신뢰한다. 우리 국가 안보의 기반이다"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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