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사고 절반이 추돌…사망자 40%·부상자 56% 차지
(전국종합=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뒤에서 오던 차가 들이받는 추돌 사고가 나면 앞서 달리던 차량은 어찌해볼 도리 없이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본다. 말 그대로 '날벼락'인 셈이다.
규정 속도와 차선을 지켜 안전 운행을 하더라도 뒤에서 느닷없이 덮치는 차량의 추돌은 피할 방법이 없다.
시속 100㎞ 이상의 빠른 속도로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추돌사고가 빈발, 운전자들의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9시께 충북 충주시 가금면 중부내륙고속도로 하행선 충주휴게소 인근에서 A(44)씨가 몰던 14t 화물 트럭이 앞서가던 그랜저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트럭 운전자 A씨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그랜저 운전자(23)도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어 A씨 트럭을 뒤따르던 차량 3대도 연속 추돌해 7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지난 11일에는 영동고속도로에서는 고속버스가 앞서가던 승합차를 들이받아 승합차에 타고 있던 노인 4명이 숨지고 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도로공사 CCTV에는 2차로를 주행하던 사고 버스가 같은 차로를 앞서가던 승합차를 달려오던 속도 그대로 들이받고서 20∼30m가량 진행하는 장면이 담겼다.
경찰은 졸음운전으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월 22일에는 경남 함안군 중부내륙고속도로 칠원분기점 근처에서 트레일러, 모닝 승용차, 25t 화물차 등 차량 4대가 추돌했다.
이 사고로 모닝 차량이 앞뒤 차량 사이에 끼이면서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찌그러졌다.
모닝에 타고 있던 모녀 등 일가족 3명은 현장에서 목숨을 잃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추돌 사고를 낸 화물차 운전기사 이모(53)씨는 "떨어진 볼펜을 줍다가 고개를 들었을 때는 이미 늦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지난 3월 구속됐다.
났다하면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추돌 사고는 전체 고속도로 사고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18일 경찰청에 따르면 2011∼2015년 고속도로에서 난 사고 1만8천659건 중 약 49.4%(9천211건)가 추돌 사고였다.
같은 기간 일어난 고속도로 사고 사망자 1천465명 중 약 40%(585명)가 추돌 사고로 숨졌다. 부상자 4만2천252명 중 56.4%(2만3천823명)가 추돌 사고로 다쳤다.
지난해에도 고속도로에서 1천671건의 추돌사고가 발생, 127명이 숨지고 4천530명이 다쳤다.
시속 100㎞로 달리는 고속도로에서는 2초만 졸거나 방심해도 차량은 50m가량 주행해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속도로 교통사고 중 추돌은 제1의 원인"이라면서 "안전거리 확보, 차로 준수, 차로 변경 방법 준수 등 교통안전 질서를 준수하고 졸음운전은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운전 중 한눈을 팔거나 조는 행위는 자신은 물론 타인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중대한 범죄 행위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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