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VD 등 4개 정당 "협상 결렬"…당분간 '무정부' 지속할듯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지난 3월 15일 총선을 치른 네덜란드가 두 달이 넘도록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을 벌여온 보수 성향의 자유민주당(VVD)과 중도 우파 성향의 기독민주당(CDA), 중도 성향의 민주66당(D66), 좌파 성향의 녹색좌파당(GL) 등 4개 정당은 15일 기자회견을 하고 연정구성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16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의 무정부 상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연정구성 협상을 중재해온 에디트 시퍼스 전 보건장관은 전날 보도자료와 기자회견에서 "협상이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종료됐다"면서 "지난 9주 동안 협상을 벌였지만 각 당의 견해차가 너무 컸다"고 밝혔다.
특히 난민 정책이 협상 결렬의 결정타였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밖에도 각 당은 기후변화, 에너지 지속가능성, 소득 문제 등에 입장차를 드러냈다.
제1당인 VVD 소속인 마르크 뤼테 총리는 "연정구성 협상자들이 협상을 끝내기로 한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GL의 예시 클라버 대표는 "견해차가 확연히 갈라져서 더 의견에 접근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알렉산더 페히톨드 D66 대표는 "오늘 아침에 협상장에 나올 때까지만 해도 차이보다는 유사성에 초점을 뒀으며 협상이 끝날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브란트 부마 CDA 대표는 "(협상에서) 차이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것들을 다 시도했다"며 결렬을 아쉬워했다.
협상 중재자로 나서온 시퍼스는 하원 의장에게 그동안 협상 진행과정에 대해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시퍼스는 그동안 협상을 벌여온 4개 정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하원 의장이 결렬된 협상을 다시 진행하도록 어떤 조치들을 취할지 주목된다.
뤼테 총리와 CDA의 부마 대표는 어떤 일이 진행될지 예단하지 않으며 시퍼스의 보고서를 기다려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15일 실시된 총선에서 전체 의석 150석 가운데 VVD가 33석을 얻어 제1당을 유지했고, CDA와 D66이 각각 19석, GL 14석 등을 얻었다.
극우 포퓰리스트 정치인인 헤이르트 빌더르스가 이끄는 자유당(PVV)은 20석을 얻어 제2당이 됐지만 다른 정당들이 PVV와는 연정을 구성하지 않겠다고 해서 협상에서 배제됐다.
네덜란드는 지난 총선에 28개 정당이 참여할 정도로 여러 정당이 난립해 있는 다당제 국가로, 특정 정당이 과반을 차지하기 어려운 정치구조여서 연립정부 구성이 불가피하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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