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본보기' NAFTA 재협상개시 착수…"3자협정 유지선호"

입력 2017-05-17 11:48   수정 2017-05-17 15:28

'한미FTA 본보기' NAFTA 재협상개시 착수…"3자협정 유지선호"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위한 공식 절차 개시에 착수했다.

NAFTA는 트럼프 대통령이 "끔찍하다"며 역시 재협상을 공언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앞서 미국 정부가 가장 먼저 시작하는 FTA 재협상으로, 향후 한미FTA 재협상의 본보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7일 미국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6일 미국 상원 금융위원회 의원들과의 비공개 간담회를 시작으로 NAFTA 재협상 개시를 위한 예비 절차에 돌입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협의 절차를 마치고 의회에 NAFTA 재협상 의향서를 제출하면 90일간의 의회 회람과 토론을 거친 뒤 공식적으로 캐나다, 멕시코와의 재협상에 착수하게 된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의향서를 이번 주나 내주 초까지 의회로 보낸다면, 미국·멕시코·캐나다 간 공식 재협상은 8월 하순에 시작될 수 있다. USTR은 공식 재협상을 개시하기 적어도 30일 전에 협상의 목표를 공개하게 돼 있다.

이와 관련, 일데폰소 과하르도 멕시코 경제부 장관은 NAFTA 재협상이 8월 말께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과하르도 장관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다음 주 초반께 의회에 NAFTA 재협상 계획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로스 장관과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상원 금융위와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NAFTA 재협상에 들어가더라도 현행 3자 무역협정 형태를 유지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다고 참석 의원들은 전했다.




다만, 캐나다, 멕시코와 각각 양자무역협정을 체결하는 방안도 배제하지는 않았다는 전언이다.

데비 스테이브나우 민주당 상원의원은 간담회 후에 "(트럼프행정부는) 3자 협정을 선호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찰스 그래슬리 공화당 상원의원도 "트럼프행정부는 문제가 없는 한 3자 무역협정 형태를 유지하는 게 더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캐나다, 멕시코와 각각 양자무역협정 체결 가능성을 시사했던 로스 상무장관은 "NAFTA는 현재 3자 무역협정이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봐야 한다"면서 "중요한 것은 본질을 보는 것인데, 향후 협상 과정은 길고 복잡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농업을 주로 하는 주 상원의원들은 로스 장관과 라이트하이저 대표에게 재협상으로 멕시코와 캐나다로의 농산물 수출에 타격을 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존 튠 공화당 상원의원은 "NAFTA는 농업을 위해서는 전반적으로 좋은 협정이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이미 농산물 시장이 혼란에 빠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로스 장관과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상원 금융위에 이어 이날 하원 조세무역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만나 교감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미국 소매업자들은 라이트하이저 대표에게 NAFTA를 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최대 소매기업 협회인 미국 의류신발협회, 국가소매연합, 소매산업지도자협회, 미국 패션산업협회는 전날 라이트하이저 대표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NAFTA 재협상에 신중을 기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NAFTA 재협상이 자기 의도대로 되지 않으면 NAFTA에서 탈퇴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는 NAFTA를 역사상 최악의 무역협정 중 하나로 지목하면서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없앴다고 주장해왔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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