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중소기업청이 명문장수기업 확인제도 대상 범위를 축소하려고 하자 중견기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중견기업연합회는 중소기업청이 15일 명문장수기업 확인제도 대상 범위를 기존 '모든 중견기업'에서 '매출액 3천억 원 미만 기업'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중견기업특별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재입법 예고했다며, 대상 범위를 원안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17일 밝혔다.
중견련은 "대상 범위 하향은 한국형 히든챔피언으로의 성장 지원, 기업성장의 바람직한 롤모델 제시 등 제도의 설립 취지를 원점에서 부정하는 것"이라며 "핵심 대상인 대다수 중견기업을 누락해 제도의 실효성을 크게 훼손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명문 장수기업 확인제도는 장기간 건실하게 경영돼 사회에 기여한 바가 크고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을 선정하는 제도로, 원래 중소기업만을 대상으로 했으나 올해부터 중견기업도 포함됐다.
하지만 3월 28일부터 이달 6일까지 진행된 입법예고 기간을 거치면서 제도의 대상 범위가 매출액 3천억 원 미만으로 조정됐다.
중기청은 매출액 3천억 원 미만 중견기업이 전체 중견기업의 85%를 차지하고, 중견기업 지원 정책 다수가 역시 매출액 3천억 원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재개정 사유로 들었다.
하지만 중견기업계는 명문장수기업 확인제도의 실제 대상인 업력 45년 이상 중견기업 328개 중 최근 3개년 평균 매출액 3천억 원 미만 중견기업은 총 222개로 67.6% 수준이라며 중기청이 제시한 수치는 통계적 착시를 활용한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또 '중소기업 핵심인력 성과보상기금'과 같이 중소기업 지원 축소 우려가 없거나 중견기업이 참여해 사업의 활성화가 예상되는 경우 전체 중견기업까지 대상을 확대한 사례가 많다고 덧붙였다.
중기청의 재입법 예고에 따라 대상 범위를 제한하면 오리온, 유한양행, 넥센타이어 등의 중견기업이 명문장수기업으로 공인받을 수 없다.
중견련은 "국민기업으로 칭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많은 중견기업이 배제된 기업들로 구성된 대한민국의 명문장수기업이 온전히 명예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글로벌 기업들과 당당히 경쟁할 역량을 갖춘 많은 중견기업의 성장을 외려 정부가 억누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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