禹 "여당이 乙, 야당은 甲"…野4당에 몸낮추며 협치 시동
野원내대표들 "야당 얘기 잘 듣고 숙고해달라"
김동철 "개헌에 분명한 입장 밝혀야"…禹 "약속 지키도록 노력"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신임 원내대표가 17일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정의당 원내대표를 잇따라 예방하며 야당과 협치에 시동을 걸었다.
우 원내대표는 "을(乙) 역할을 하겠다"고 시종일관 몸을 낮췄으며, 야4당 원내대표도 집권여당의 새 원내 수장이 된 우 원내대표를 환대하며 "야당의 의견을 잘 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우 원내대표는 선출 이틀째인 이날 국회에서 야당 원내대표 가운데 가장 먼저 제1야당인 한국당의 정우택 원내대표 겸 대표권한대행을 찾았다.
정 권한대행은 "우 대표님은 카운터파트로서 대화가 통하는 분이라 확신한다"고 기대감을 표시한 뒤 "서로 밀고 당기기를 할 일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야당이 이야기하는 것도 넓은 마음으로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우 원내대표는 "열린우리당에서 집권여당도 해보고 그 후 오랜 기간 야당을 하면서 갑(甲)도 해보고 을(乙)도 해봤다. 역지사지하는 게 소통의 시작"이라며 "여당이 을이고 야당이 갑 아닌가. 여소야대 상황을 함께 고민하면서 정우택 대표를 소통의 선배로 잘 모시며 협치하겠다"고 화답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우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고 "여야를 떠나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하지 않겠다"며 "대신 정책이나 결정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저희가 의견을 내면 조금 숙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어렵게 협상해놓으면 '다른 쪽'에서 이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틀어버리는 경우 많다. 바뀌어야 한다"면서 수평적 당·청 관계 확립을 주문했다.
이에 우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잘 협의해 국민 목소리를 중심으로 잘하도록 조정해 나가겠다"며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화답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도 우 원내대표를 반갑게 맞이했다.
노 원내대표는 "17대 때 같이 시작을 했는데 저는 (지역구가) 노원병, 우 대표는 노원을이었다. 오늘 보니 우 대표는 이제 갑이 돼 돌아왔다"며 농담을 건넸고, 우 원내대표는 "집권여당은 을이다. 원내대표가 돼서도 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마지막으로 '30년 지기'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김 원내대표는 우 원내대표를 향해 "같이 정치를 시작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잘 알고 신뢰를 갖고 있다. 국민의당은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은 민주당과 뿌리를 같이 하는 형제의 당이다. 다시 신뢰하고 함께할 토대를 만들어가야 한다. 양보할 부분은 과감히 양보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약속한 개헌 일정과 분권형 개헌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개헌 입장을 분명히 한다면 협치와 연정까지는 안 가더라도 정책협조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고, 우 원내대표는 "국민과 한 약속이니 꼭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d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野원내대표들 "야당 얘기 잘 듣고 숙고해달라"
김동철 "개헌에 분명한 입장 밝혀야"…禹 "약속 지키도록 노력"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신임 원내대표가 17일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정의당 원내대표를 잇따라 예방하며 야당과 협치에 시동을 걸었다.
우 원내대표는 "을(乙) 역할을 하겠다"고 시종일관 몸을 낮췄으며, 야4당 원내대표도 집권여당의 새 원내 수장이 된 우 원내대표를 환대하며 "야당의 의견을 잘 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우 원내대표는 선출 이틀째인 이날 국회에서 야당 원내대표 가운데 가장 먼저 제1야당인 한국당의 정우택 원내대표 겸 대표권한대행을 찾았다.
정 권한대행은 "우 대표님은 카운터파트로서 대화가 통하는 분이라 확신한다"고 기대감을 표시한 뒤 "서로 밀고 당기기를 할 일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야당이 이야기하는 것도 넓은 마음으로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우 원내대표는 "열린우리당에서 집권여당도 해보고 그 후 오랜 기간 야당을 하면서 갑(甲)도 해보고 을(乙)도 해봤다. 역지사지하는 게 소통의 시작"이라며 "여당이 을이고 야당이 갑 아닌가. 여소야대 상황을 함께 고민하면서 정우택 대표를 소통의 선배로 잘 모시며 협치하겠다"고 화답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우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고 "여야를 떠나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하지 않겠다"며 "대신 정책이나 결정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저희가 의견을 내면 조금 숙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어렵게 협상해놓으면 '다른 쪽'에서 이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틀어버리는 경우 많다. 바뀌어야 한다"면서 수평적 당·청 관계 확립을 주문했다.
이에 우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잘 협의해 국민 목소리를 중심으로 잘하도록 조정해 나가겠다"며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화답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도 우 원내대표를 반갑게 맞이했다.
노 원내대표는 "17대 때 같이 시작을 했는데 저는 (지역구가) 노원병, 우 대표는 노원을이었다. 오늘 보니 우 대표는 이제 갑이 돼 돌아왔다"며 농담을 건넸고, 우 원내대표는 "집권여당은 을이다. 원내대표가 돼서도 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마지막으로 '30년 지기'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김 원내대표는 우 원내대표를 향해 "같이 정치를 시작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잘 알고 신뢰를 갖고 있다. 국민의당은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은 민주당과 뿌리를 같이 하는 형제의 당이다. 다시 신뢰하고 함께할 토대를 만들어가야 한다. 양보할 부분은 과감히 양보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약속한 개헌 일정과 분권형 개헌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개헌 입장을 분명히 한다면 협치와 연정까지는 안 가더라도 정책협조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고, 우 원내대표는 "국민과 한 약속이니 꼭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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