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사료첨가제 등에 활용…농촌진흥청 연구 성과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흑염소 위(胃)에서 분해능력이 뛰어난 수십 가지 종류의 효소를 발견했다.
농촌진흥청은 17일 한국 토종 흑염소의 위에서 사료 첨가제, 세제로 바로 활용할 수 있을 만큼 분해능력이 좋은 55개 효소의 유전자를 찾았고, 유전공학 기법을 활용해 대량 생산 기술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흑염소 위에서는 미생물들이 거친 먹이를 소화하는 데 적합하도록 다양한 분해 효소를 많이 분비한다.
이들 효소 유전자를 채취해 특성을 검사한 결과, 특정 효소 'KG51' 같은 경우 세제 등에 널리 쓰이는 '트리코더마 레세이' 섬유소 분해 효소보다 활동성이 두 배에 이르렀다.
농촌진흥청은 이들 효소 가운데 34가지에 대한 특허를 등록하고, 11가지 효소 관련 기술은 미생물 배지와 효소를 만드는 산업체에 이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흑염소 반추(되새김질) 위 미생물 유래 신규 섬유소분해효소 발굴 및 특성 구명' 제목의 논문은 '엽선 미생물학지(Folia Microbiologica)' 등 국제학술지 세 곳에 실렸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국내 산업용 효소 시장은 연간 1천억 원 규모이지만, 대량 생산 체계가 없어 95% 이상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새로 발견된 효소로 사료 첨가제 등을 만들면 농가의 사료비 절감 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 효소는 천연세제, 프리바이오틱스(유익 미생물) 등 기능성 생활용품·식품, 2세대 바이오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될 가능성도 크다는 게 농촌진흥청의 설명이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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