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우리 중 누구의 가족도 아니길 바랐는데…. 바닷속이 아니라 세월호 안에 미수습자 9명이 모두 있어서 다 함께 찾아 돌아가야 하는 거잖아요."
17일 세월호 침몰해역에서 최초로 발견됐던 유골이 단원고 고창석 교사로 확인됐다는 소식을 접한 미수습자 가족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며 침통해 했다.
고 교사 가족 외 목포신항에 체류 중인 미수습자 8명의 가족은 "유골이 발견되지 못한 것도 슬프지만, 이곳에서 나와서도 안 되는 거라 차마 고창석 교사 가족에게 전화조차 할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9명 모두 세월호에서 찾을 때까지 힘을 내자며 서로 대화하고 죽을 챙겨 먹던 가족들의 얼굴에는 또다시 짙은 그늘이 드리워졌다.
세월호를 바라보던 가족들은 고개를 돌려 담배를 꺼내 물거나 땅만 쳐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일부 가족은 전화기를 한참 바라보더니 "지금 상황에서는 전화하는 게 더 안 좋을 것 같아 고창석 교사 가족에게 문자 메시지만 보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가족들은 "우리가 가장 두려운 게 내 가족만 찾지 못하고 남겨지는 것이다. 그래서 배에서 수색 못 하는 구역이 없기를, 나아가 그 큰 배에서 유실되는 일만은 없기를 바랐다"고 토로했다.
가족들은 9명의 유해를 모두 찾아 이렇게 속태우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작업현장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참사 1천115일만인 지난 5일 오전 11시 36분께 침몰해역에서 뼈 한 점을 수습했다.
이 유골이 발견된 곳은 유실 방지를 위해 쳐놓은 펜스 구역 안으로, 침몰한 세월호 선미 객실과 맞닿아 특별 수색이 이뤄진 곳이다.
수습본부는 애초 DNA 분석 결과가 나오기까지 약 한 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12일만인 이날 오후 고창석 교사로 신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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