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비리 재판 증언…"애 아빠가 알면 가만있지 않을거라 해"
최순실 "그런 말 한 적 없다…선생님도 학부형 하대해" 주장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게 딸 정유라씨 문제로 막말을 들었다는 고교 교사가 법정에 나와 최씨의 언행을 증언하며 최씨가 처벌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씨가 다닌 서울 청담고에서 체육 교사로 근무했던 A씨는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수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의 '학사비리'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최씨는 2013년 4월 말 A씨로부터 전화로 '정유라가 대회 출전 연 4회 제한으로 더는 출전이 어렵다'는 말을 듣고 학교로 쫓아가 A씨에게 막말을 하며 수업을 방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당시 통화에 대해 "최씨에게 '정 그러면 다른 학교로 전학 가는 방법밖에 없다'고 하자 화를 내며 '나이도 어린데 시건방지게 말대꾸냐. 애 아빠가 알면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다'라며 전화상으로 계속 폭언했다"고 주장했다.
최씨가 학교로 찾아온 상황과 관련해선 "강당에서 학생들을 피구시키고 감독하고 있는데 삿대질하면서 '빨리 나오라'고 했다"며 "학생들이 몰랐으면 해서 최씨와 체육부 사무실로 갔고 30분 동안 다시 폭언이 이어졌다"고 증언했다.
A씨는 최씨 변호인이 당시 상황을 어떻게 자세히 기억하느냐고 묻자 "그 일이 있고 나서 선생님들에게 여러 번 얘기해서 거의 외우다시피 했다. 꿈에도 나와서 잊으려고 했는데 각인돼 있어서 기억난다"고 말했다.
또 "언론 보도 이후 기자들, 지인들이 곤란한 얘기를 물어보고 조사도 받다 보니 계속 그때 생각이 났다. 그래서 정신과 치료도 2∼3달 정도 받았다"며 "지금 담임 업무를 못 맡았는데 학부모가 무섭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사건 말고도 처벌받을 게 많다고 생각된다"며 "제 사건도 처벌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씨는 이에 "선생님도 성격이 까탈스럽고 젊은 선생님답지 않게 학부형에게 하대를 많이 했다"며 "본인 성격이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최씨는 또 "체육부에 가서 운동하는 선생님을 부른 적이 없다. 아이들이 증인일 테니 그럼 증인으로 부르라"며 "저는 애 아빠를 통해서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 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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