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넥센전서 시즌 최다 7이닝 3실점 호투로 4승 수확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배영수(36·한화 이글스)는 경기 초반 너무 뜨겁게 달아올랐다.
김성근 감독과 코치진, 전력분석원 모두 "피가 너무 뜨겁다"고 조언했다.
배영수는 냉정함을 되찾았고 시즌 4승(1패)째를 챙겼다.
17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한 배영수는 1회 말 4안타를 내주고 2실점 했다.
배영수는 "경기 초반부터 너무 공격적으로 던졌다. 감독님을 포함한 모두가 '피가 뜨겁다. 냉정해야 한다'고 조언하시더라"고 웃으며 "차분해진 덕에 긴 이닝을 던졌다"고 했다.
이날 배영수는 올 시즌 개인 최다인 7이닝을 소화하며 10피안타 3실점 했다. 팀이 8-4로 승리하면서 배영수는 선발승을 따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배영수가 초반에 흔들렸지만 믿고 맡겼다"고 했다.
배영수는 "감독님께서 믿어주셨고 보답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리고 긴 이닝 소화로 화답했다.
이날 배영수는 1회와 그 이후가 확연하게 달랐다.
특히 5회 이후에는 같은 구종임에도 구속을 달리하는 노련한 투구로 넥센 타선을 농락했다.
배영수는 "5, 6, 7회에는 '그래, 또 칠 수 있으면 쳐보라'는 마음으로 구속을 확 낮춘 공도 던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힘은 7회에도 힘은 남아 있었다. 느린 공을 던지다가 시속 140㎞ 초반의 직구로 넥센 타자를 혼란스럽게 했다.
배영수는 "올해는 달리기를 정말 많이 했다. 시즌 중에도 꾸준히 하체 훈련을 하고 있다"며 "체력은 정말 자신 있다"고 밝혔다.
2015년 한화 유니폼을 입은 배영수는 그해 4승(11패)으로 부진했다. 이듬해(2016년)에는 팔꿈치 뼛조각 수술 여파로 1군 마운드에 한 차례도 서지 못했다.
한때 KBO리그를 호령하던 그는 자존심을 내려놓고 2016년 11월 교육리그에 참가하고 2017년 2월 스프링캠프에서는 후배들과 5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팀 내 경쟁에서 승리해 선발 한 자리를 꿰찬 배영수는 벌써 4승을 챙겼다.
후배를 돌아보는 여유도 생겼다. 배영수는 "내가 투수 조장이다. 후배들이 열심히 하는 걸 알면서도 잔소리를 할 때가 있다"며 "나를 포함한 토종 선발들이 조금만 더 잘하며 우리 팀이 더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마운드 위에서 솔선수범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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