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공백' 한미 정상외교 본격화…트럼프, 文대통령 정부 예우

입력 2017-05-18 08:08   수정 2017-05-1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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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공백' 한미 정상외교 본격화…트럼프, 文대통령 정부 예우

트럼프 '러시아 스캔들' 위기에서도 홍석현 특사 15분간 면담

트럼프, 북핵문제에 처음으로 '평화' 언급…대화 물꼬 열어둬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문재인 대통령의 대미 특사인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이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직접 만나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 것을 계기로 새 정부의 한미 간 정상외교가 본격화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첫날인 지난 10일 외국 정상 중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며 양국 정상외교의 시동을 건 지 불과 일주일 만으로, 양국 정상 간 소통이 정상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양국이 이미 다음 달말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당선된 이후 우리 정부 측 대표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로 특별검사 도입이 결정된데다가 탄핵까지 거론되는 최악의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도 홍 특사를15분간 면담했다.

이 같은 예우는 지난해 하반기 탄핵 정국 이어진 정상외교 공백 사태와 '코리아 패싱' 논란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의 대미 인식이 과거 노무현 정부와 유사할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를 씻어냈다.

"앞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북핵 문제를 푸는 데 있어 긴밀한 협조로 결과를 만들어 내길 기대한다"며 문재인 정부와 철저한 공조를 통한 북핵 해결 의지를 확인한 것이다.

두 정상은 첫 통화에서도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한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 안보 정책의 근간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동맹관계는 단순히 좋은 관계가 아니라 '위대한 동맹관계'(not just good ally but great ally)"라고 화답했었다.

이날 면담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 무엇보다 눈에 띄는 대목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는 압박과 제재 단계에 있지만 어떤 조건이 되면 관여(engagement)로 평화를 만들 의향이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평화'라는 단어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는 햇볕정책과 대북포용정책을 계승하겠다고 밝혀온 문재인 대통령의 포용적 대북정책에도 적잖은 힘을 싣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돼 주목된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관여'의 전 단계에 해당하는 북한과의 대화 문제에 대해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이어온 압박과 제재 중심인 '최대의 압박' 못잖게 앞으로 북한을 향한 대화의 문을 열어두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기대감을 표시함에 따라 두 정상은 다음 달 회담을 통해 한미 정상외교 채널 복원의 마침표를 찍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향후 북핵 대응에 있어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북한을 향해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전제 조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도 전망된다.

k02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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