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랩톱 기내반입 금지' 논의…항공업계 반발

입력 2017-05-18 11:08  

美-EU '랩톱 기내반입 금지' 논의…항공업계 반발

IATA, 미 국토안보부에 "리튬배터리 화재위험" 서한 발송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고위 관리들이 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유럽발 미국행 항공기의 랩톱(laptop) 등 전자제품 기내 반입금지 방안을 논의했다고 ABC방송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이 이날 보도했다.

ABC는 프랑크푸르트, 암스테르담, 샤를드골, 히드로 등 유럽 주요 공항에서 보스턴, JFK, 뉴어크, 디트로이트, 오헤어 등 미국 주요 공항으로 출발하는 비즈니스맨과 여행객들이 앞으로는 종이 잡지와 신문, 얇은 서적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중동 및 북아프리카 이슬람권 7개국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비행기에서 이미 시행된 전자제품 기내 반입금지 정책이 조만간 확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국토안보부와 EU 주요국 관리들은 이날 회의에서 랩톱 컴퓨터의 폭탄 설치 가능성, 이슬람국가(ISIS) 등 테러조직,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이 꾸미는 랩톱 폭탄의 실질적 위험 정도 등 국제항로의 비행 중 위협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교환했다.

회의에는 엘레인 듀크 미 국토안보부 차관보 등이 참석했다.

존 켈리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며칠 또는 몇 주 내에 실질적 조처를 구상하고 있다고 회의 참석자가 전했다.





전자제품 기내 반입금지 조처가 실행되면 하루 평균 유럽에서 미국으로 가는 항공편 390편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승객 수로는 일평균 8만5천 명 선이다.

이는 이슬람권에서 미국으로 오는 항공편 50편에 비해 8배 가까이 많다.

랩톱 반입금지 확대는 특히 델타, 아메리칸, 유나이티드 등 미국 주요 항공사에 큰 타격을 가할 전망이다.

항공사들은 전자제품 내 폭탄류를 탐지할 수 있는 고성능 검색장비 도입과 고위험군 승객을 일반 승객으로부터 분리하는 보안 조처의 실행 등을 랩톱 반입금지안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고도로 훈련된 탐지견의 랩톱 폭탄 검색도 하나의 방안으로 거론됐다.

265개 항공사를 회원으로 둔 항공업계 대변기구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기내 랩톱 반입금지가 비즈니스 여행객의 생산성 저하로 이어져 당장 11억 달러(1조2천380억 원)의 경제적 손실을 야기할 것으로 추산했다.

IATA의 알렉산드르 드 주니악 사무국장은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된 랩톱 등 전자제품이 기내가 아니라 화물칸에 실릴 경우 항공기 화재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경고했다.







IATA 측은 켈리 장관에게 랩톱 반입 금지안의 대안과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위험 등의 내용을 담은 서한을 발송했다.

미국과 EU 관리들은 다음 주 워싱턴DC에서 만나 더 진전된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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