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주희정 "꿈을 꾸고 있는 듯…표현할 단어가 없다"

입력 2017-05-18 11:41  

'은퇴' 주희정 "꿈을 꾸고 있는 듯…표현할 단어가 없다"

"농구 인생에 후회는 없어, 항상 최선다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은퇴 결정을 내린 순간부터 지금까지도 뭔가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프로농구 서울 삼성 주희정은 18일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어 30년간 농구 선수로서의 인생을 마감하는 소회를 밝혔다.

주희정은 이날 아들 지우(7)와 함께 기자회견장에 왔다. 삼성 이상민 감독과 이규섭 코치도 자리를 함께했다.

그는 "아무 생각이 나지 않을 것 같아 써왔다"며 미리 준비한 은퇴 소감을 읽어내려갔다. 자신의 인생 전부였던 코트를 떠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 과거의 시간이 지나가는 듯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그는 "구단과 은퇴 결정을 내린 순간부터, 지금도 뭔가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정리가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막연한 은퇴 생각에도 농구에 미쳐 지금까지 살아온 저에게 그 어떤 것으로 대체할 수 있을지 지금은 생각나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는 농구를 시작했던 초등학교, 강동희를 보며 선수를 꿈꿨던 중학교, 할머니를 호강시켜 드리려고 죽도록 열심히 했던 고등학교, 가난한 가정 형편 등으로 간절하고 성숙했던 대학교, 그리고 치열했던 프로시절 등을 돌아봤다.

주희정은 "나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힘든 싸움에서 이겨가며 이 자리까지 왔다"며 "농구 인생에 후회는 없다. 항상 열심히 최선을 다해왔다"고 말했다.

지도자로 제2의 농구 인생을 시작하는 그는 "많은 것을 보고 배워서 다재다능하고 지도자로 돌아오겠다. 명 지도자로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고려대를 중퇴한 뒤 1997년 원주 동부의 전신인 나래 블루버드에 연습생 신분으로 입단한 주희정은 이번 시즌까지 총 20시즌을 뛰었다.

KBL 정규시즌 1천44경기 중 1천29경기에 출전했다. 20년간 코트를 밟지 못한 경기는 단 15경기는 불가하다.

1997-1998시즌 KBL 첫 신인왕 수상을 시작으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와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되는 등 KBL의 최고 스타로 활약했다.

주희정은 정규리그 기준으로 최다 어시스트(5천381개), 최다 스틸(1천505개), 국내선수 트리플 더블 최다기록(8회), 3점슛 성공개수 2위(1천152개), 리바운드 5위(3천439개), 득점 5위(8천564점)의 기록을 남겼다.

taejong75@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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