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FBI 방첩요원들에게 싸움 건 것 곧 후회할 지도"

입력 2017-05-18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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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FBI 방첩요원들에게 싸움 건 것 곧 후회할 지도"

前 FBI 방첩담당 관리 "요원들은 용서하지도 잊지도 않는다"

"수사개입은 방첩요원의 개인적 자긍심· 분노에 기름 끼얹은 것"

"워싱턴·뉴욕에 러시아 정보기관 촉수 깔려 러시아 사건은 특급 비밀 취급"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속칭 '미드(미국 드라마)'로 많이 접하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주로 미국 연방 법률을 위반한 강력범죄 수사기관으로 비치지만, 실제론 정보기관이기도 하다. 중앙정보국(CIA)이 해외 정보 수집과 비밀공작을 위주로 한다면 FBI의 정보기관 기능은 미국 내 안보 위협에 대한 방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정치적 위기의 수렁으로 잡아끌어 내리고 있는 러시아의 미국 대통령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는 FBI 내에서도 방첩담당 부서인 국가안보부가 맡고 있다.

이 부서에서 일하는 방첩수사(FCI) 요원들은 그 직무의 특성상 '음지'에서만 일하지만, 애국심과 자긍심은 남다르다.

FBI 근무 28년간 대부분 방첩요원으로 활동한 데이비드 고메스 워싱턴대 사이버·국토안보센터 선임연구원이 17일(현지시간)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 폴리시에 기고한 글에서 "트럼프는 곧 이들에게 싸움을 건 것을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면서, FBI 내 국가안보부 특유의 세계를 엿보여줬다.

트럼프가 제임스 코미 국장을 전격 해임하는 등 러시아 의혹에 대한 수사를 중단토록 압박하고 있으나 "수사는 약해짐이 없이 계속될 것이다. 대통령은 후임 국장 임명권을 갖고 자신이 장악하고 있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방첩요원들은 그들 고유의 원칙과 비타협이라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트럼프의 수사 중단 압박은 "여론뿐 아니라 요원들의 개인적 분노와 자긍심이라는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고 고메스는 진단했다. 그래서 고메스 글의 제목도 "FBI 방첩요원들은 용서하지도 잊지도 않는다"이다.

그는 자신의 방첩요원 경험으로 미뤄 "러시아 의혹 관련 대통령의 최근 과오들과 코미 해임에 대해 그들이 어떻게 생각할 것이며, 그들의 일에 대통령이 지속해서 개입하는 것에 어떻게 반응할지 충분히 상상이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러시아 의혹을 "완전한 날조" 등으로 부르며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공개 비난할 때 FBI 요원들이 일반 국민보다 보수적인 성향이므로 괜찮을 것으로 생각했다면 "치명적인 실수를 한 것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고메스는 주장했다.

FBI 요원들이 전반적으론 보수성향일 수도 있지만, 개인마다 근무하는 지역 정치의 영향을 받으며, 그리고 개인의 정치 성향이 노골적이거나 이념적으로 업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뿐 아니라, 특히 방첩요원들은 일반 요원들과 특성이 다르다고 그는 설명했다.

미 전국에 흩어져 있는 일반 요원들과 달리 방첩요원들은 외국의 스파이 행위와 안보 위협의 초점인 수도 워싱턴과 뉴욕에 집중, 활동하고 있다.

국가안보 임무를 맡은 만큼 "거의 예외 없이, 미 공무원 어느 부류보다 더 러시아와 기타 적대적인 외국 정보기관들의 국가안보 위협에 초민감한 상태"여서 "개인의 정치적 신념은 미국에 해를 가하려는 외부의 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킨다는 심리상태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임무 특성상 일반 범죄 수사를 하는 동료들과 달리 "박수와 유명세"를 받지 못할 운명이라는 것도 잘 인식하고 있다. 간첩을 잡아도 가족과 친구에겐 물론 "같은 수준의 기밀취급 등급을 가진 동료들"에게도 이를 밝힐 수 없다. 정부 기밀이 불필요하게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간첩 사건은 유죄 인증 감형 협상을 통해 비밀리에 처리되는 경우도 많다.

러시아 관련 수사는 더욱 엄격히 비밀스럽게 진행된다. "미국에, 특히 워싱턴과 뉴욕엔 러시아 정보기관의 촉수가 도처에 깔렸기 때문"이다.

고메스는 "내가 방첩요원으로 활동할 때는 러시아의 각종 정보기관이 '적대정보기관(HOIS) 중에서도 가장 적대적이고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축에 속하는 것으로 간주됐다"고 말했다.

고메스는 코미가 트럼프와 나눈 대화 내용을 기록해 둔 것에 대해 "나도 신참 때 '문서로 남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는 이유로 모든 예민한 대화는 즉각 문서로 기록해 두라고 교육받았다"며 코미의 기록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y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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