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野에 일일이 전화로 협조 당부…"잘모시고 말씀 기회 드리겠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이달 중 국무총리와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연이어 열릴 예정인 가운데, 지난 정권 청문회에서 날선 공세를 펴던 더불어민주당이 이제는 후보자를 방어할 '집권여당'으로 입장이 바뀌었다.
문재인 정부가 초기 매끄럽게 출발하려면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에 발목을 잡혀서는 안되는 만큼, 새로 출범한 여당 '우원식 원내지도부'의 협치가 첫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18일 민주당에 따르면 여야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이낙연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위원 선출을 위한 첫 회의를 연다.
여야 합의에 따라 민주당이 추천한 3선인 정성호 의원이 위원장을 맡게 된다.
새 정부 들어 첫 인사청문회인 데다 4당 교섭단체 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의사일정인 만큼 집권여당이 된 민주당이 야당의 협조를 얼마만큼 끌어낼지가 관건이다.
민주당은 야당이었던 지난 정부 시절 인사청문회에서 검증 공세를 펴왔다.
특히 20대 첫 정기국회가 열린 작년 9월 잇단 비위 의혹이 불거진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를 '낙마 대상'으로 지목해 맹공을 폈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김 장관 임명을 강행하자 다른 야당과 함께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민주당이 정부와 힘을 합쳐 야당을 설득해 후보자 인준을 무사히 통과시켜야 하는 입장으로 바뀐 셈이어서 다소 어색하다는 말도 당 안팎에서 나온다.
민주당은 전날 우원식 원내대표가 야당을 향해 "을(乙) 역할을 하겠다"고 말한 것처럼 몸을 낮추며 원활한 청문회 진행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이 후보자 청문회는 24∼25일,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는 29일 열릴 예정이다.
정성호 의원은 지난 15일 이 후보자 청문특위 위원장에 추천된 후 야당 위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돌려 인사를 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특위 위원장으로서 야당 위원들을 잘 모시겠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공직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질, 능력과 품성을 검증할 수 있도록 충분히 말씀할 기회를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국민의 눈높이가 높아졌다. 마구잡이로 신상을 털거나 흠집내기식 청문회에는 눈살을 찌푸릴 것"이라면서 "야당 위원들이 통화에서 덕담을 해주셨다. 모두 품격있는 분들이다. 합리적으로 해주실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사청문특위는 이날 회의에서 각 당이 추천한 특위 위원과 간사를 확정하고, 일정과 증인신청 등 내용을 검토할 예정이다.
위원회 위원으로는 민주당에서 윤후덕(재선)·전혜숙(재선)·이철희(초선)·제윤경(초선) 의원이 참여한다.
자유한국당은 간사인 경대수(재선) 의원을 비롯해 박명재(재선)·정태옥·김성원·강효상(이상 초선) 의원 등 5명, 국민의당은 초선의 김광수·이태규 의원, 바른정당은 3선의 김용태 의원 등이 위원을 맡는다.
민주당 간사를 맡은 윤후덕 의원은 "있는 대로 정직한 청문회를 하면서 이 후보자의 정책적 식견과 경륜을 점검하겠다"면서 "새 정부 첫 총리에 대한 청문회인 만큼 야당도 많이 협조해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윤경 의원은 "지난 정부 심한 인사 파행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는 않았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등 경우에는 무리하게 하지 않았다"면서 "충실한 자질 검증이 중요하다. 야당도 그런 마음으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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