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업체 과당경쟁…부산 관광이미지에 '먹칠'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지난달 부산 유명 관광지인 태종대를 찾아 유람선을 타려던 김모(56·여)씨는 불쾌한 경험을 했다.
부산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해 태종대 입구에 내린 김씨는 유람선 선착장까지 가려고 시티투어버스와 업무 제휴한 A 유람선 업체의 승합차에 탔다.
그러자 한 남성이 다가와 "B 유람선 요금이 더 싸다"며 "손님들이 속고 있는 것"이라며 다른 승합차 탑승을 권유했다.
이를 본 A 유람선 업체 관계자가 항의하자 이 남성은 "손님에게 사기 치지 말라"며 서로 언쟁을 벌이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바탕 소동 끝에 김씨는 유람선 관광을 포기하고 승합차에 내릴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유람선 업체의 지나친 호객행위로 기분이 몹시 상했다"며 "명색이 관광도시라는 부산의 관광 서비스 수준에 실망했다"며 부산시에 민원을 제기했다.
현재 태종대에서 유람선을 운항하는 업체는 모두 3곳.
업체마다 손님을 끌어모으는 별도 전담팀을 둘 정도로 태종대의 유람선 호객행위는 수년 전부터 문제가 돼왔다.
특히 3월 말 A 업체가 부산시티투어버스와 업무제휴를 하고 유람선 요금을 할인해주면서 업체 간 호객행위와 경쟁은 도를 넘고 있다.
나머지 두 업체는 더 낮은 유람선 요금을 제시하며 시티투어버스에서 내려 승합차에 타려는 관광객을 가로채거나, 안내 직원에게 욕설하고 홍보 피켓까지 빼앗는 등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A 업체 관계자는 "타 업체의 지나친 호객행위와 업무 방해로 시티투어버스, KTX, 호텔 등과 연계 상품을 내놓으려던 계획도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A 업체는 경쟁업체의 호객행위가 영업방해 수준까지 이르자 최근 경쟁업체의 호객행위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부산관광경찰대에 건네고 수사 의뢰했다.
관계기관은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 관광개발추진단 관계자는 "구청이나 경찰이 호객행위를 단속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호객행위를 되풀이하고 있다"며 "나머지 2개 유람선 선사도 함께 시티투어버스와 업무제휴를 맺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호객행위를 없애려면 현재 3곳인 태종대 유람선 선사를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2015년 통합선사 출범 논의가 진행되다가 이해관계가 엇갈려 무산된 뒤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상태다.
win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