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츠담 구동독 정치폭력 희생자 추념관서 강연, 토의
(포츠담=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 당시 발포 명령자가 반드시 밝혀지길 바랍니다."
1980년 광주 5·18 민주화운동 때 전남매일신문 기자로서 '현실'을 전하는 사진을 찍고, 이후 2011년 그 흑백필름을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한 나경택 전 연합뉴스 광주전남취재본부장이 독일 포츠담을 찾았다.
한국시각으로는 이미 기념일로 넘어간 17일 저녁(현지시간) 이곳에서 그는 구동독 정치범(공산독재에 맞선 정치적 반대파) 수용소가 정치적 폭력에 의한 희생자 추념관으로 탈바꿈한 시설을 찾아가 재독 교포와 독일인 등 약 40명을 만났다.
재독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 등이 마련한 이 행사에서 그들에게 자신의 사진 작품을 하나하나 소개하며 설명하고 질문에도 답했다.
무엇보다 행사 장소가 뜻깊어 달려왔다면서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고 거짓은 또한 진실을 이길 수 없다고 했다.
그러곤 새 정부가 발포 명령자를 밝혀내겠다는 공약을 이행하리라 기대했다.
당시 계엄군의 집단발포 시점은 21일 오후 1시였다.
발포 전 계엄군 틈에 있었다는 그는 "○대위가 통신병에게 '발포명령 어떻게 됐어'라고 묻는 걸 들었고, 10분 뒤 '발포명령입니다' 하는 말이 나온 것도 들었다"고 했다. "민간인으론 처음 '발포명령'에 대해 들었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내려다 보는 듯한 사진이 많은 것은 다들 높은 건물에 숨어서 촬영했기 때문"이라며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보고 사진을 찍었다"고 회고하고 "지금껏 광주의 진실이 많이 밝혀졌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발포 명령자 확인"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독일 추모·책임·미래재단(EVZ)의 우타 게를란트 이사회 고문, 한스 부흐너 국제엠네스티 한국협력관, 5·18 참상을 독일 등 전세계에 알린 독일 언론인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도 참석했다. 공영 ARD-NDR TV의 영상담당 특파원이던 힌츠페터는 작년 1월 별세했다.
이 가운데 나치 희생자 추모와 지원을 위한 EVZ의 게를란트 고문과 부흐너 협력관은 나 전 본부장,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와 간략한 토론회에도 함께했고, 특히 게를란트 고문은 이 자리에서 '연대'를 강조했다.
un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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