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지난해 대통령 탄핵 사태를 거쳐 집권한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부패 정치인에게 입막음용 금품 제공을 논의했다는 내용이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탄핵 요구에 직면했다고 AFP를 비롯한 외신이 18일 보도했다.
브라질 일간 '우 글로부'에 따르면 테메르 대통령은 지난 3월 7일 세계 최대규모의 소고기 수출회사인 JBS의 대표인 조에즐레이 바치스타와 만났다.
바치스타는 이 자리에서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 부패 스캔들과 관련해 수백만 달러의 뇌물수수 혐의로 복역 중인 에두아르두 쿠냐 전 하원의장에게 "입막음을 위해 돈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고, 이에 테메르 대통령은 "그것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우 글로부'는 보도했다.
바치스타는 이 같은 대화를 녹음, 자신의 플리바게닝(혐의를 시인하거나 타인의 범죄를 진술하는 대신 자신과 관련된 혐의를 덜어주는 제도)을 위해 검찰에 녹음테이프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테메르 대통령 측은 성명을 통해 "테메르 대통령은 쿠냐 전 하원의장의 입막음을 위해 금품 제공을 꾀한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
쿠냐 전 하원의장은 테메르 대통령과 같은 우파 집권여당인 브라질민주운동당 소속으로 지난해 호세프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했다.
브라질 노동당은 성명을 발표하고 테메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수백 명의 '반 테메르' 시위대가 상파울루에서 시위를 벌였고, 수도 브라질리아에서는 운전자들이 경적을 울리며 '테메르 퇴진(Temer Out)'을 외쳤다.
지속가능 네트워크(Rede)당 소속 알레산드루 몰롱 의원은 하원 의장에게 탄핵 요구서를 제출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브라질 집권여당이 의회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브라질에서 또 한 명의 대통령이 권좌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좀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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